‘1200만원 호캉스’ 공들인 전청조… 피해금 일부 남현희 계좌로 송금

‘1200만원 호캉스’ 공들인 전청조… 피해금 일부 남현희 계좌로 송금

김중래 기자
입력 2023-11-13 00:50
수정 2023-11-1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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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부부 11억 중 4.7억 이체 정황

전씨, 500만원 와인 선물 등 호의
가족 동반 여행도 하며 투자 권유
부부 “남씨, 피해자 연결한 공범”
남씨 “벤틀리·돈 출처 전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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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
연합뉴스
경찰이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전 연인인 전청조(27)씨가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1박에 1200만원짜리 호텔 숙박을 제공하고 1병에 500만원에 달하는 와인을 선물로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전씨는 피해자들은 물론 남씨와 남씨의 딸까지 함께한 가족 동반 여행에서 비용 일체를 자신이 부담했다. 이러한 호의는 피해자에게 투자를 명목으로 돈을 받아 낸 뒤 곧바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씨 부부와 만난 전씨는 자신이 후계자라며 사칭한 P호텔의 스위트룸 숙박을 제공하고 고급 와인을 대접했다고 한다. 이 호텔 스위트룸의 1박 가격은 1200만원이 넘는다. A씨 부부는 자녀를 남씨의 펜싱아카데미에 보냈지만 전씨를 소개받기 전까지 남씨와 사적으로 교류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가족 동반 여행으로 A씨 부부에게서 신뢰를 쌓았던 전씨는 “대기업 회장 등도 투자하는 비상장 주식이 있다. 나는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원래는 안 되지만 특별히 10억원 정도 투자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A씨 부부는 지난 6월 초까지 두 차례에 걸쳐 11억원을 전씨에게 송금했다. 전씨는 7월부터 매달 3000만원의 배당금을 주기로 약속했으나 전씨의 사기 전과가 드러난 지난달까지 배당금은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A씨 부부가 건넨 11억원 중 일부는 남씨의 계좌로 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는 대출을 받은 뒤 6월 5억원을 전씨 측근 계좌로 보냈는데, 이 계좌에서 남씨 소유의 벤틀리 차량 대금 명목으로 3억 3000만원이 나갔고 또 남씨 계좌로 1억 4000만원이 보내졌다. A씨 부부는 남씨가 피해자들을 전씨에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고 남씨를 공범으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남씨는 공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남씨 변호인 측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씨는 A씨를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뒤 남씨를 계속 속이기 위해 그 돈을 벤틀리 구매에 사용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라’며 송금도 해 줬다”며 “당시 남씨는 돈의 출처가 A씨였음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전씨는 남씨에게 계좌 이체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을 역이용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이를 교묘히 왜곡해 A씨에게 알려 줘 공범으로 몰고 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남씨 변호인은 이날 “계좌 송금과 관련된 입장은 기존과 같다”며 “두 집안은 자주 왕래하며 아이들도 봐주던 사이였다”고 했다.

2023-11-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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