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고 까다로운 병원 밖 출산… 투명아동 양산하는 주범으로

[단독] 신고 까다로운 병원 밖 출산… 투명아동 양산하는 주범으로

박상연 기자
입력 2023-08-14 01:00
수정 2023-08-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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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증명 안 돼 주민센터서 꺼려
“친자 검사로 가능케 절차 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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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출산한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상태로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수사 건수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시내 한 구청 출생신고 등 가족관계 등록 업무를 보는 창구. 연합뉴스
병원에서 출산한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상태로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수사 건수가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시내 한 구청 출생신고 등 가족관계 등록 업무를 보는 창구. 연합뉴스
적지 않은 ‘투명 아동’이 범죄에 노출돼 비극적 삶을 보낸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의료기관 밖 출생 아동에 대한 까다로운 신고 절차도 미등록 아동을 양산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기관이 아이 출생 사실을 의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 통보제’가 도입돼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임신·출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병원 밖에서 출산하는 산모들은 증빙이 어려워 신고가 힘들다.

출생신고의 기본 요건이 ‘국내 의료기관에서의 출생’이라 병원 밖 출산은 과정 자체가 까다롭다. 출생신고 때 첨부해야 하는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줄 의료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출생증명서가 없을 경우 ‘분만에 직접 관여한 자가 모의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고 규정하는데 홀로 출산하는 이들은 방법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2021년 예정일보다 이르게 집에서 출산하게 된 A씨는 급하게 동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하러 갔다. 하지만 담당 직원들은 “의료기관에서 출산하지 않아 등록과 확인 등의 행정 처리가 힘들다”며 돌려보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던 A씨가 발을 동동 구르자 또 다른 동사무소 직원이 개인적으로 위기 출산 관련 지원기관을 안내해 운 좋게 출생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A씨처럼 도움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얻지 못하고 홀로 출산할 때는 가정법원에서 출산 사실을 확인받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 의료기관 등에서 출생증명서를 받지 못해 가정법원에 직접 출생 확인을 하는 건수가 매년 280~380건에 이른다. 다만 상대적으로 취약층인 산모가 이러한 절차를 알기 어렵고 알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데 엄두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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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병원 외 출산 아동에 대한 신고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동 긴급 보호시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의 양승원 사무국장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엄마들 대부분은 알리고 싶지 않은 상황일 때가 많은데 신고 절차는 더 까다롭다”면서 “친자확인검사만으로도 출생신고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절차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08-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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