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잼버리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텐트를 걷으며 조기 철수를 준비하는 모습. 뉴시스
조직위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새만금 잼버리 영지 철수를 결정하면서 8일 오전부터 156개국 3만 7000여명에 이르는 스카우트 대원의 이동이 시작됐다. 이들은 버스 1022대를 이용해 전국 각지로 이동했다.
잼버리 웰컴센터 앞에는 오전 7시부터 버스를 기다리는 대원들로 북적였다. 12일간의 여정에 필요한 짐을 넣은 큼지막한 가방을 메고 버스 타는 장소까지 걸어 도착했다. 오전 8시가 되자 대만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가 가장 먼저 떠났다. 각국 대원들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며 서로를 배웅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한 외국 대원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야영장을 나간다니 너무 서운하다”면서 “여러 곳으로 분산 배치되면서 다른 나라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단체 이동 결정에 운송을 맡은 버스 기사들도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한 버스 기사는 “오전 일찍 차를 준비해 달라고 해서 왔는데 현장에 안내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통역 지원도 없는 것 같아 대원들을 목적지까지 제대로 데려다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후 4시가 넘어가자 북적였던 대회장은 지원본부인 웰컴센터와 프레스센터를 제외하면 일부 청소·철거 인력만 남아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2만여개의 텐트도 모조리 철거됐다. 듬성듬성 올라온 풀만 나부끼며 이곳이 매립된 간척지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새만금 잼버리 영지는 1170억원을 투입해 6년에 걸쳐 조성됐다. 2017년 새만금이 잼버리대회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지역의 기대는 컸다. 바다를 메워 아무것도 없던 땅은 상하수도 공사 등 기초시설 조성부터 필요했다. 조직위도 이례적으로 다수 정부 부처가 포함돼 5인 공동위원장 체제였다. 그러나 대회 시작부터 각종 문제점이 드러났고 12일간의 일정도 절반만 진행됐다.
2023-08-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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