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코로나 걸려” 침뱉고 난동…고통받는 교도관들(종합)

“내가 왜 코로나 걸려” 침뱉고 난동…고통받는 교도관들(종합)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2-31 11:46
수정 2020-12-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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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따르지 않는 수용자들
“사랑으로 감싸라”는 지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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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확진자들이 28일 오전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한 경북북부 제2교도소(청송교도소)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2020.12.2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확진자들이 28일 오전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한 경북북부 제2교도소(청송교도소)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되고 있다. 2020.12.2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전국 교정시설 코로나19 확진 인원이 총 837명을 기록(31일 0시 기준)한 가운데 일부 확진 수용자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아 교도관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동부구치소와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들은 배식이나 계호 등 일상업무를 할 때도 수용자들이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내가 왜 코로나에 걸려야 하느냐”라며 욕설을 하고 물건을 던지고, 교도관의 방호복을 찢으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수용자 1명이 문을 무수며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확진 수용자들은 교도관에게 침을 뱉고 코를 푼 휴지를 던지며 항의했다. 그러나 교도관들에게는 ‘수용자들을 사랑으로 감싸라’는 취지의 지시만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큰 상황에서 흥분한 수용자들의 돌발행동에 대한 두려움까지 느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수용자가 언론에 보이기 위해 방 밖으로 ‘살려 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 외부 발송 금지’ 손팻말을 들어 보인 것과 관련 동부구치소 측은 해당 수용자가 창문 방충망을 파손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징계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차 전수검사 뒤인 지난주부터 서울대병원에 머물고 있다. 동부구치소 측은 이 전 대통령이 퇴원하면 그를 타 기관으로 이송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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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어제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총 757명이 감염됐다. 2020.12.29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확진자 과밀수용과 서신 발송 금지 등 불만 사항을 직접 적어 취재진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어제 동부구치소에서 233명의 확진자가 추가돼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총 757명이 감염됐다. 2020.12.29
연합뉴스
전 교정시설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1일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현황 및 대책 브리핑’을 열고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집단감염 발생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교정시설 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구금시설이 갖고 있는 한계와 선제적인 방역 조치의 미흡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하였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따라서 이날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2주간 전 교정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한다. 이 기간 동안 교정시설 내 접견·작업·교육 등 집합과 대면이 수반되는 수용자 처우를 전면 제한한다. 일반 접견은 전면적으로 중지되고 스마트폰을 통한 접견, 전화 사용으로 대체된다. 검찰 소환조사 및 조사 일정도 최소화한다.

변호인 접견은 대한변협의 협조를 받아 원칙적으로 중단되며 불가피한 경우 일반접견실에서 시행된다. 직원들은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자 택대기 등 외부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한 교정시설과 지역사회 내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확진자에 대한 치료를 강화하고 동부구치소의 수용밀도를 낮추기 위해 추가 이송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역수형자,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기저질환자, 모범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을 확대 실시한다.

모든 직원과 수용자에 대한 PCR 검사를 시행하며 모든 교정시설의 직원과 수용자에게 1주일에 1인당 3매식 KF94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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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교도소, 교도관 재소자 신속 PCR검사
여주교도소, 교도관 재소자 신속 PCR검사 서울동부구치소의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8일 오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 신속PCR 검사소인 나이팅게일 센터가 마련돼 교도관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여주시 제공 2020.12.28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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