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빨아줘” “여자 필요해” 부탁 아닌 성희롱입니다 [이슈픽]

“팬티 빨아줘” “여자 필요해” 부탁 아닌 성희롱입니다 [이슈픽]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08-25 11:39
수정 2020-08-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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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요구로 힘든 의료진
코 푼 휴지 바닥에 뿌리며 항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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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사투 벌이는 선별진료소 의료진
더위와 사투 벌이는 선별진료소 의료진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의료진들이 아이스팩이 들어 있는 냉동 조끼를 입고 냉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0.8.20 연합뉴스
코로나 전담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도 넘은 요구에 힘들어하고 있다. 의료진은 필요한 것을 물을 때 “여자”라고 답하거나 팬티를 빨아달라는 부탁을 빙자한 성희롱도 견디고 있다.

주로 경증 환자가 입원하는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익명의 간호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경험한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털어놓았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에 동의하지 않고 “뛰어내리겠다”며 난동을 피우는 환자부터 1인실을 달라고 생떼를 피우는 환자들은 물론이고 입원비가 공짜라고 모든 물품을 다 제공해달라고 투정을 피우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반찬투정은 기본이고 커피나 담배, 과일, 삼계탕을 요구하는 환자도 있다고 간호사는 전했다. 몰래 화장실에서 피우고 택배로 다른 물품인 척 담배를 들여오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는 “제지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코 푼 휴지를 바닥에 뿌려놓는 식으로 기분 나쁜 걸 항의한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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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부채 든 확진자 병원행
태극기 부채 든 확진자 병원행 1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태극기 부채를 든 채 입원하기 위해 의료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166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623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더워지는 날씨에 보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며 더 힘이 든다는 간호사. 간호사는 “검사 결과 왜 빨리 안 나오느냐고 따지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 팬티까지 빨아달라고 하는 분도 있다”면서 “남자분이셨는데 필요한 게 없냐고 물었더니 ‘여자요’라는 답하신 분들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간호사는 “저희도 되게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대우를 너무 받길 원하셔서 이런 걸 좀 고쳐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 5분만 지나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르는 방호복을 입고 반복적인 요구를 듣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간호사는 마지막으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 병원 보건소 등 코로나19 업무하시는 분들 다 모두 고생하고 계신다. 가족처럼 생각해주시고 존중하고 배려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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