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햄버거병’ 공포… 썰렁한 패스트푸드점

너도나도 ‘햄버거병’ 공포… 썰렁한 패스트푸드점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7-07-07 23:06
수정 2017-07-0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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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 모친 맥도날드 고소 영향 …손님 평소 절반 줄어 점심에도 한산

“여기 줄 서서 먹는다는 곳인데 왜 줄이 없지?”

7일 점심식사 인파가 몰려나오는 오전 11시 40분쯤 항상 손님으로 붐볐던 서울 강남구의 유명 수제버거집 앞은 무척이나 썰렁했다. 20대 커플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매장 안으로 바로 들어갔다. 매장 점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면 매장 앞에 항상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오늘은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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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번화가의 한 패스트푸드점은 고객을 거의 만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직장인들이 즐비한 곳에 있어 평소 점심시간 전후로 고객이 붐비는 곳이다. 최근 불거진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7일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번화가의 한 패스트푸드점은 고객을 거의 만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직장인들이 즐비한 곳에 있어 평소 점심시간 전후로 고객이 붐비는 곳이다. 최근 불거진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고객 끊겨 인기 세트도 주문 들어와야 만들어

이날 낮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패스트푸드점도 한산했다. 손님은 예닐곱 명에 불과했다. 무인주문결제단말기(키오스크)에서 인기 햄버거 세트를 주문하니 8분 만에 나왔다. 평소에는 많이 찾는 햄버거를 미리 만들어 두고 있어 주문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었는데 이날은 달랐다. ‘패스트’(fast) 푸드답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은 “평소에는 미리 만들어 놓는데 어제(6일)부터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주문이 들어오면 만들고 있다”고 했다. ‘햄버거병’ 논란 이후 햄버거를 찾는 이가 줄어든 것이 확연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에 걸린 4살 아이의 엄마 최은주씨가 지난 5일 “덜 익은 패티(햄버거 속 고기) 때문”이라며 한국맥도날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면서 ‘햄버거 포비아(공포증)’가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다.

서울시청 근처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회사원 김모(33)씨는 “햄버거병에 크게 개의치 않지만 나도 모르게 패티가 제대로 안 익었는지 확인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햄버거를 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신업체 영업사원인 이모(32)씨는 “햄버거를 자주 먹었는데 당분간은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회사원 박모(35)씨는 “아내가 뉴스를 보고 햄버거 금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햄버거집 알바생 “패티 더 바싹 익혀요”

햄버거병 사태로 서울 강남·홍대입구·광화문·시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의 패스트푸드점 대부분이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홍대 입구 근처의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은 “손님 수가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광화문 인근 햄버거집 아르바이트생은 “패티가 설익은 게 문제라고 해서 패티를 조금 더 바싹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소송 당사자가 된 맥도날드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지난 30년 동안 식품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면서 “패티가 덜 구워져 병에 걸렸다면 당시에 피해 사실이 보고됐어야 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다.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이번 햄버거병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매장 단속에 나섰다. 롯데리아 측은 지난 6일 전국 매장에 ‘매뉴얼대로 패티를 굽고, 온도계로 내부 온도도 측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식품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더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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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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