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가 31일 경유지인 한국행 국적기 내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정씨의 귀국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작년 9월 28일 원래 거처인 독일에서 덴마크로 건너가 사실상 도피 생활을 시작한 뒤 245일 만이다. 올 1월 1일 불법 체류 혐의로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시점 기준으로는 151일 만이다.
한국행 비행기에서 정씨는 맨뒤에서 두번째 줄 창가 좌석에 앉았다. 호송팀이 항공사 측의 협조를 얻어 마련한 것이다. 호송팀 요원들이 주변 좌석에 앉아 그를 에워쌌다. 범죄인 호송 규칙에 따라 정 씨에게는 수갑이 채워졌고 미란다원칙 등 유의사항이 통지됐다. 대한민국 법이 적용되는 국적기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정씨는 송환 대상에서 ‘피의자’가 됐다.
정씨는 수갑이 채워진 손을 담요로 가린 채 창밖을 응시하며 다른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수갑을 찬 손으로 직접 세관 신고서를 작성했으며, 검찰은 식사를 할 때와 화장실 갈 때만 수갑을 풀어줬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에는 여성 검찰 수사관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정씨는 비행시간 동안 K-팝 뮤직비디오를 보는가하면 항공기 위치를 보여주는 모니터의 운항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륙 한 시간이 지나 첫 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자 정 씨는 비빔밥을 선택했지만, 절반도 먹지 않았다. 착륙 두 시간여를 앞두고 2차 기내식이 제공됐을 때는 흰쌀죽을 골랐지만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게 강제송환에 따른 심경과 입장을 밝혔다. 이후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대 비리와 함께 외화 불법 송금 및 자금세탁 등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 일가의 국내·외 재산 은닉 및 재산국외도피 의혹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승마훈련비 등 명목으로 삼성그룹 측이 송금한 자금의 최종 수혜자인 만큼 뇌물수수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국정농단’ 의혹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정유라, 대한항공 탑승
덴마크에서 245일간 머물던 정유라씨가 30일 오후(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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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 비행기에서 정씨는 맨뒤에서 두번째 줄 창가 좌석에 앉았다. 호송팀이 항공사 측의 협조를 얻어 마련한 것이다. 호송팀 요원들이 주변 좌석에 앉아 그를 에워쌌다. 범죄인 호송 규칙에 따라 정 씨에게는 수갑이 채워졌고 미란다원칙 등 유의사항이 통지됐다. 대한민국 법이 적용되는 국적기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정씨는 송환 대상에서 ‘피의자’가 됐다.
정씨는 수갑이 채워진 손을 담요로 가린 채 창밖을 응시하며 다른 사람들과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수갑을 찬 손으로 직접 세관 신고서를 작성했으며, 검찰은 식사를 할 때와 화장실 갈 때만 수갑을 풀어줬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에는 여성 검찰 수사관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정씨는 비행시간 동안 K-팝 뮤직비디오를 보는가하면 항공기 위치를 보여주는 모니터의 운항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륙 한 시간이 지나 첫 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자 정 씨는 비빔밥을 선택했지만, 절반도 먹지 않았다. 착륙 두 시간여를 앞두고 2차 기내식이 제공됐을 때는 흰쌀죽을 골랐지만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게 강제송환에 따른 심경과 입장을 밝혔다. 이후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대 비리와 함께 외화 불법 송금 및 자금세탁 등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 일가의 국내·외 재산 은닉 및 재산국외도피 의혹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승마훈련비 등 명목으로 삼성그룹 측이 송금한 자금의 최종 수혜자인 만큼 뇌물수수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국정농단’ 의혹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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