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탄핵심판 ‘폭탄발언’할까…최순실·정호성은 거부

안종범, 탄핵심판 ‘폭탄발언’할까…최순실·정호성은 거부

입력 2017-01-10 07:51
수정 2017-01-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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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 협조·소극적 시인·증언 거부 사이에서 선택지 주목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호송차를 타기 위해 청사를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호송차를 타기 위해 청사를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61)씨,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으로 소환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어떤 증언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단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은 헌법재판소에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 변론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안 전 수석은 얼마나 협조할지를 두고 속내와 셈법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10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을 열고 안 전 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대통령 탄핵사유의 사실관계와 진위 등을 캐묻는다.

그동안 특검 소환에 성실히 응한 안 전 수석은 헌재의 증인신문에도 예정대로 출석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특검 수사에 여러 번 불응한 최씨는 일찌감치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정 전 비서관도 9일 밤 10시께 돌연 헌재 당직실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물론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이 마음을 바꿔 자진 출석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헌재가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을 강제로 구인할 수 있어서 증인 세 명 모두 10일 신문에 나설 수도 있다.

안 전 수석의 경우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형사재판에서 보인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당시 공판에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연장선에서 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재단 설립과 기금 모금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 때문에 헌재에서도 관련 증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헌재는 검찰을 통해 대통령의 지시사항 등을 기록한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을 확보해 검토 중인 상태다.

5일 공판에서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 정 전 비서관은 탄핵심판 출석 및 증인신문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탄핵심판 증언이 본인 형사재판과 관련돼 있고, 18일 공판기일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일단 이날 출석을 거부했다.

그동안 계속 혐의를 부인해 온 최씨는 변호인과 함께 증언하는 방안을 타진하기도 했으나 결국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강제 구인으로 증인신문을 받더라도 탄핵사유를 전면 부인하거나 아예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비서관도 비슷한 입장을 보일 전망이다.

증언을 거부해도 강제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형사소송법규와 헌법재판소심판규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처벌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증인들이 과태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불리한 증언은 거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하고서도 일체의 증언을 거부했다. 하지만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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