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시신 11개월 방치 목사 ‘얼굴없이 조용히 지내’

딸 시신 11개월 방치 목사 ‘얼굴없이 조용히 지내’

입력 2016-02-03 16:52
수정 2016-02-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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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민은 군인으로, 어떤 주민은 동사무소 직원으로 알아”신학대학 “가족관계·개인사 아는 거 없다”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가까이 방치한 혐의를 받는 목사 아버지는 이웃에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여중생 C(14)양이 숨진 채 발견된 주택은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지역이었다. 노인이 많이 거주하는 탓에 반상회 등 이웃 간 교류가 거의 없었다.

C양은 2층짜리 주택 2층 방에 하늘을 바라보며 이불 위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시신은 미라 상태였으며 주변에는 염화칼슘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가 흩뿌려져 있었다. 습기제거제 5개도 시신 인근에 놓여 있었다.

이웃들은 대부분 C양은 물론 아버지 A(47)씨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웃 최모(59)씨는 “2주 전쯤 A씨를 본 게 마지막이다.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의 인사만 나눴을 뿐 그 외 기억이 없다”며 “C양은 저 집에 살았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 이모(75·여)씨는 “저 집은 주인이 살지 않고 전부 세를 놓은 것으로 안다. 수년 전까지 2∼3가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A씨 가족만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어떤 이웃은 A씨를 군인으로 알고 있고 어떤 이웃은 동사무소 직원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에서 딸의 가출이유를 추궁하며 빗자루 등으로 5시간동안 때렸고 나중에 보니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주택에서 훈계를 하는 소리나 다투는 소리를 들은 이웃은 찾기 힘들었다.

습기제거제와 방향제, 향초 등 때문인지 C양이 발견된 방 창문에서 악취는 나지 않았다.

주민 조모(79·여)씨는 “최근 부천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일이 있었는데 이 동네에서도 끔찍한 일이 발생할 줄 미처 몰랐다”며 “오래 거주한 주민끼리도 얼굴 정도 안다. 저 집은 이사를 오가는 사람이 잦아 대부분 이웃이 잘 모른다”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A씨는 이 주택 인근 대학교에서 지난해 12월까지 강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도 그는 ‘얼굴 없는 동료’였다.

이 대학 관계자는 “강사로 활동하시던 분이 이런 잔인한 사건의 피의자로 드러나 당혹스럽다”며 “그의 가족관계나 개인사를 아는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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