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 등 200여명 취재진 몰리고 신변보호 조치 이뤄져
현 정권 출범 후 비선실세로 거론됐지만 베일 속에 가려졌던 인물인 정윤회씨가 1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박근혜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던 때문인지 이날 청사 앞에는 오전 6시께부터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긴장감까지 감돌았다.
일본과 중국의 취재, 카메라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는 등 해외 언론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10여분정도 이른 오전 9시48분께 도착해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정씨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검은색 코트에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안경을 쓴 정씨는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그의 옆에는 법률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와 법무법인 관계자가 서 있었다.
정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그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며 짧게 답변한 뒤 서둘러 청사 안으로 들어갔고, 이내 청사 문은 굳게 닫혔다.
정씨 측은 만약에 있을 수 있는 불상사에 대비해 검찰에 신변보호요청을 했고, 검찰 측에서는 포토라인 속에 직원들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 정씨가 조사를 받는 4층과 11층 출입을 제한하는 등 평소보다 보안을 강화하고 정씨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재 변호사는 정씨의 조사가 시작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승마 대표선수인) 정씨의 딸이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연좌제가 있는 나라도 아닌데 부모의 잘잘못을 차치하고라도 자녀에게까지 밀착 취재를 하는 것은 과하니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씨를 고발한 사건의 고발장을 검토해 무고로 맞고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검찰 수사 종료된 저희가 고소 고발을 해서 좋을 게 뭐가 있겠느냐”며 “다만 거대야당에서 불확실한 내용으로 고발을 해서 민간인에게 법적 공격을 가하고 있어 정씨 입장에서는 매우 용기를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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