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 “지역별 지반 상태·지하수 정보 종합관리 시급”

[싱크홀 공포] “지역별 지반 상태·지하수 정보 종합관리 시급”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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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원인과 대책

지난 4년간 서울에서는 가로, 세로가 각각 2m가 넘는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20개나 발생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최근 송파구 일대에서 발견된 싱크홀만 5개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처럼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싱크홀이 나타난 경우는 없었다.

특히 차량 통행과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에서 싱크홀이 잇따르면서 ‘2차 사고’ 우려마저 커지는 상황이다. 싱크홀의 원인은 대형 토목공사에 따른 지반 침하와 상하수도관 누수·파손으로 인한 토사 유실 등이 꼽힌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개발에만 치중한 채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등한시한 관리시스템의 부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인근과 석촌동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싱크홀과 동공(지하의 빈 공간)은 흙, 자갈, 모래로 구성된 연약 지반에서 대형 굴착공사를 진행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정찬호 대전대 지반방재공학과 교수는 21일 “지진 빈도 수가 적고 진도도 낮은 우리나라에서 지반 상태를 교란시키는 최대 요인은 지하수”라면서 “오랜 기간에 걸친 굴착 공사로 자연 상태에서는 1년에 5~6m 정도 이동하는 지하수의 유속이 빨라지면서 토사가 유실돼 싱크홀과 동공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싱크홀은 시공사 측에서 실드 공법(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지반을 수평 방향으로 부수면서 터널을 만드는 공법)을 진행하면서 지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 작업(틈새 메우기)을 했어야 했는데 그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화강암과 편마암 등 단단한 암석이 아닌 흙, 모래 등으로 이뤄진 연약지반과 강을 매립한 곳에서 굴착 공사나 상하수도 누수 등 인위적인 요인이 더해지면 지하수가 흐르는 방향과 유속 등이 달라지면서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싱크홀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98년 서울시의 의뢰로 서울 전역의 지반 지질 상태를 조사해 ‘서울의 지반정보 관리시스템 개발연구 종합보고서’를 만든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반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역별 지반 상태와 지하수 정보 등을 종합 관리해야 한다”면서 “시공사 측이 지질조사를 하는 설계 단계부터 지반관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굴착 공사가 지반과 지하수 상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공사가 완료됐을 때 지하수 흐름 등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술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지만 시공사 측의 시뮬레이션 사용 의무 조항이 법령에 명시돼 있지 않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일정 규모 이상 터파기 공사를 할 경우 주변 지역의 지하수 변화 양상을 지자체에서 확인 및 검토하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한 번 싱크홀이 발생했을 때 인명 피해 등 2차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한데 철저한 원인 규명 없이 급하게 복구를 해서 문제를 덮어버리면 나중에 똑같은 결과가 이어지고 만다”면서 “지자체 등 발주기관에서도 대형 굴착 공사로 인한 지하수 영향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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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4-08-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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