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 市, 무리한 공법 변경 요구…시공사 “안전성 문제 주장도 무시”

[싱크홀 공포] 市, 무리한 공법 변경 요구…시공사 “안전성 문제 주장도 무시”

입력 2014-08-22 00:00
수정 2014-08-22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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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지하차도 구간 4개월 공사 스톱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무더기 동공은 연약지반 대처 미흡과 공법 변경에 따른 실수가 더해진 게 1차 원인일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그라우팅 공법 변경으로 중단된 공사가 올 1월 재개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구간은 실드 공법(원통형 기계를 회전시키면서 수평으로 터널을 뚫는 것)이 적용됐다. 지상에서부터 파고들어 가는 방식보다 공사로 인한 주변 차량 정체와 민원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원통형 기계로 1m 정도 전진하면 원통 가운데쪽 흙을 파내서 공간을 만들어 터널을 완성하게 된다. 주변에 흙이 무너져내리는 것은 막기 위해 기계와 지반 사이에 특수용액을 부어 터널의 윤곽을 잡는다. 이것을 그라우팅이라고 한다. 이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가면서 지하철 노선을 만든다.

문제는 지난해 10월 지하철 9호선 공사 구간 중 석촌지하차도 밑을 통과할 시점에 발생했다. 서울시는 갑자기 그라우팅 공법을 ‘수직 그라우팅’(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특수용액을 주입하는 공법)에서 ‘수평 그라우팅’(굴착기에서 바로 용액을 뿌리는 방식)으로 바꾸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4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시공사는 수평 그라우팅 공법을 해보지 않았고 수직 그라우팅이 훨씬 안전하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시는 석촌동이 문화재가 많은 지역인 데다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으면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버텼다. 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공사는 일본에서 장비를 리스하고 공법 연구를 하는 등 4개월을 허비했다. 조사단은 이에 주목한다. 조사단 관계자는 “처음 시도하는 공법인 데다 허비한 공사기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렀다면 그라우팅이 제대로 안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갑’인 서울시가 미리 알 수 있었던 공사구간의 단점에 대해 아무 말도 없다가 갑자기 시공방법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주문”이라고 꼬집었다.

높이 555m에 이르는 제2잠실롯데월드타워 공사와 맞닿은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 지하수 유출 부분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다른 조사단 관계자는 “수맥에 대한 정확한 지도 등이 없어서 제대로 파악하려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적, 정황적 현상을 가지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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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4-08-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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