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재판’ 안산 생중계…유족 ‘눈물·탄식·야유’

‘세월호 재판’ 안산 생중계…유족 ‘눈물·탄식·야유’

입력 2014-08-19 00:00
수정 2014-08-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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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100인치 스크린 설치…법원 “항소심까지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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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중계되는 세월호 재판
영상 중계되는 세월호 재판 19일 오전 경기도 안산 수원지법 안산지원 법정에서 광주지법에서 열릴 세월호 재판을 영상으로 보기 위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당시 현장에서 퇴선 유도 방송이나 선내에 진입하라는 명령을 듣지 못했습니다”

19일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410호 법정. 재판부 앞에 설치된 100인치 대형스크린 속에서 증인석에 앉은 해경 이모(29)씨의 증언이 흘러나오자 방청석에서 ‘아이고’라는 탄식이 터졌다.

”피고인들 가운데 유리창을 깨고 승객 대피를 도운 사람이 있는가”라는 검사 질문에 이씨의 침묵이 길어지자 유족들은 훌쩍이며 손수건과 휴지로 눈가를 찍어댔다.

세월호 침몰 당시 이씨와 함께 목포해경 123정에 탔던 의경 김모(22)씨 증인신문 때에는 방청석 곳곳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승객이 어디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해경이 구조에 적극 나서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씨가 “생각 못했다”, “모르겠다”라고 대답하자 실소와 함께 야유가 나왔다.

”해경이 가장 먼저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인 줄 몰랐다”, “퇴선 유도 방송을 했어도 헬기 소음 때문에 승객들이 듣지 못했을 것”이라는 김씨 진술이 이어지자 일부 유족은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에 앞선 오전 9시 50분께부터 법정에 입장해 담소를 나누며 재판 시작을 기다렸다. 방청석 84석 가운데 50석이 찼다.

대부분 유족이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거나 노란 팔찌를 팔목에 찼으며 일부 유족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문구 또는 희생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전날인 18일 단원고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함에 따라 생존 학생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재판’ 생중계는 지난 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에 따른 것이다.

사건 당사자나 피해자 상당수가 재판이 열리는 법원에서 먼 곳에 살아 방청이 어려운 경우 재판장이 법원행정처장 승인을 받아 다른 법원에서의 재판 중계를 위한 촬영 등을 명할 수 있다는 신설 규칙 조항에 따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이 최초로 생중계됐다.

이를 위해 안산지원은 410호 민사중법정을 ‘영상중계법정’으로 바꾸고 대형스크린 등 영상중계장치를 설치했다.

또 유족 보호를 위해 대법원 파견 직원 2명 등 5명의 법원 관계자가 미리 방청 허가를 받은 취재진을 제외한 일반인의 법정 출입을 통제하고 의료진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안산지원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까지 생중계할 계획”이라며 “유족들이 재판을 방청하는데 불편한 점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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