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두 번 울리는 아베정부 규탄”
최근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 집단자위권 행사 시도 등 우경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재한 일본인 목사가 일본 정치권과 우익세력 등에게 사죄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나섰다.요시다 고조(73) 서울일본인교회 목사(한국성서대학 겸임교수)는 “’고노담화-무라야마 담화’를 사실상 부정·폄훼하는 것은 일제 식민지 피해를 겪은 위안부 피해자 등 한국인들에게 두 번 비수를 꽂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요시다 목사는 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을 아베 총리 등 우익 정치인과 함께 아리타 요시후 민주당 참의원 등 과거사 반성을 주장하는 정치인, 위안부 문제를 비판하는 일본 시민단체·학자, 각국 위안부 피해자 단체 등에 발송할 계획이다.
요시다 목사는 이메일에서 ‘위안부 강제동원은 증거가 없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자발적 매춘부’로 매도하는 아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15만∼20만명에 이르는 소녀들이 동남아시아 외 16개국 250개 장소에 설치된 위안소에서 견딜 수 없는 성적 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다. 일본 정부가 이를 주도했다는 것은 많은 증거와 증언으로 이미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요시다 목사는 “1945년 8월 15일부터 사흘간 도쿄 일대는 일본군이 각종 전쟁 범죄기록을 불태워 없애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며 “살아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최고의 증거이며 일본군 출신 증인들도 많은데 아베 정부는 이를 애써 외면한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목사는 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아시아 여성기금’을 통한 배상으로 종군위안부 문제가 다 해결됐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일본정부가 민간단체에 책임을 전가했다고 해서 오히려 더욱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다 목사는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한 사죄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웃나라의 신뢰관계를 얻어야 일본이 염원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입 등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시다 목사는 도쿄 그리스도교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서울일본인교회 목사와 한국성서대 겸임교수를 겸하고 있다.
그는 1976년 ‘한일 청년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와 ‘제암리교회 학살사건’ 현장을 방문한 계기로 한국에서 사역하기로 결심했으며 아베총리의 우익행보 때마다 항의서한을 발송하고 아사히 등 일본 유력 일간지에 이를 비판하는 기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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