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학가려 했는데…다신 이런 일 없었으면”

“베트남 유학가려 했는데…다신 이런 일 없었으면”

입력 2014-02-20 00:00
수정 2014-02-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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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하면 뭐해. 우리 딸 가고 없는데, 여기에 없는데…. 우리 딸 누가 살려줄 것도 아니잖아요…마음만 아파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부산외국어대 베트남어과 1학년 이성은(20) 양의 어머니 박정연 씨는 20일 경남 창원 한마음병원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함께 있던 남편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고 취재진에 얘기하자 참고 있던 눈물을 끝내 터뜨렸다.

눈앞에 놓인 딸의 영정을 차마 바라볼 수 없는 듯 줄곧 고개를 떨어뜨린 채였다.

지난해 베트남어과에 입학한 이 양은 학과 총무를 맡아 지난 17일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참가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 양의 아버지 정수 씨는 “딸이 지난 추석 후 몇 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지난해 12월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일이 없었으면 올여름 이후 베트남으로 유학을 가려고 했다”며 눈물을 삼켰다.

이 씨는 이어 “사고로 딸이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전공인 베트남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국에서나 국내에서나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싶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씨는 코오롱 관계자뿐만 아니라 모든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은 기본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씨는 “(안전불감증 같은) 주변 환경도 변화해야 하고, 학생회 측에서도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 안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양 부모 곁에서 분향소를 지키던 이 양의 대학 친구들은 “생전 성은이는 주변 친구들을 잘 챙기는 쾌활한 친구였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울먹였다.

창원에 연고를 둔 이 양의 분향소는 보상 논의가 마무리된 지난 19일 밤 창원 한마음병원에 차려졌다.

이 양의 장례식은 21일 오전에 치러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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