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옥중서 타살당해” 3·1운동 희생자 명부 첫 공개

“유관순 열사 옥중서 타살당해” 3·1운동 희생자 명부 첫 공개

입력 2013-11-20 00:00
수정 2013-11-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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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정부 기록물 발굴… 주소·생년월일 자세히 기록

3·1운동 피살자 명부와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희생된 한국인 명부가 최초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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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등 일제 피해자 명부
3·1운동 등 일제 피해자 명부 박경국(왼쪽에서 두번째) 국가기록원장과 기록원 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1953년 이승만 정부가 조사한 ‘3·1운동 시 피살자 명부’와 ‘일본 진재(震災) 시 피살자 명부’ 등 일제피해자 명부를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주일대사관 이사 과정에서 발견된 이 명부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희생일시·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일제강점기 피해보상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원은 이번 자료를 독립유공자 선정과 과거사 증빙자료로 활용하고 내년 초부터는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또 새로운 내용의 ‘일정(日政) 시 피징용자’ 명부도 추가로 발견돼 일제강점기 피해보상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은 19일 1953년 이승만 정부에서 작성한 3·1운동 시 피살자 명부 1권 630명, 일본 진재(震災) 시 피살자 명부 1권 290명, 일정 시 피징용자 명부 65권 22만 9781명 등 67권을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명부는 주일 한국대사관이 이전하는 과정에서 지난 6월 발견되어 8월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졌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1952년 12월 15일 제109회 국무회의에서 내무부에 전국적인 조사를 지시해 이번 명부가 작성됐다. 1952년 2월 제1차 한·일 회담이 결렬되고, 1953년 4월 제2차 한·일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되어 주일대사관에 보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관순 열사에 대해 “3·1독립 운동만세로 인하여 왜병에 피검(被檢)돼 옥중에서 타살(打殺)당함”이라고 기록된 ‘3·1운동 피살자 명부’는 217쪽의 습자지로 구성된 1권으로 지역별로 총 630명의 희생자가 실려 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최초의 명부다. ‘일본 진재 시 피살자 명부’도 관동대지진 당시 희생된 한국인 명부로 1권 109장으로 구성되었으며, 290명의 명단이 담겼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명부는 전국적인 정부 조사 결과인 데다 주소나 생년월일까지 포함됐을 정도로 세세해 앞으로 피해보상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3-1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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