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장남 재국씨도 페이퍼컴퍼니

전두환 장남 재국씨도 페이퍼컴퍼니

입력 2013-06-04 00:00
수정 2013-06-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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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4차 명단 공개…전 前대통령 비자금 유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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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54)씨가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운 사실이 드러났다. 전 전 대통령이 1600억원대 뇌물 추징금 납부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아들의 비밀재산 보유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자금 파문이 재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3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결과 재국씨가 2004년 7월 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세웠다고 밝혔다. 조세피난처 관련 4번째 발표다. 당시는 그의 동생 재용(49)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불거진 시기였다.

전씨는 그해 9월 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계좌 개설에 필요한 공증 서류가 버진아일랜드에서 싱가포르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분실됐다. 페이퍼컴퍼니 대행사의 싱가포르 본사와 버진아일랜드 지사 사이에 오간 이메일에는 “고객인 전재국씨의 은행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이 모두 잠겨 있다. 이 때문에 전씨가 몹시 화가 나 있다”라는 언급이 나온다. 뉴스타파 측은 “당시 전씨는 어떤 계좌에 넣어둔 돈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유령회사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하게 이체하려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오는 10월 11일 추징금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미납 추징금 전담 추적팀을 구성한 상태다. 국세청도 전씨의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전씨는 보도자료를 내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부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실이며 탈세나 재산 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6-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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