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前원장 소환조사 불가피…국정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가능성 “공소시효 두 달 앞두고 신속·철저히 수사” 의지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 댓글’ 등 일련의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현 특수1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검찰은 이날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송치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하고 관련 수사의 총괄 지휘를 중앙지검 2차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특별수사팀은 윤석열 부장을 팀장으로 공공형사수사부장,검사 6명(공안 3·특수 1·첨단 1·형사 1명),수사관 12명,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수사지원 인력 10여명으로 구성했다.
윤 부장은 이날 발표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났지만 직무대리 형식으로 수사팀장을 맡는다.기존 최성남 공공형사수사부장이 23일부터 공안1부장으로 옮기게 돼 후임 박형철 부장검사가 팀에 합류한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제18대 대선 사범의 기소 시한인 6월19일이다.
검찰은 관련 사건이 여러 건 있고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고려,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검찰이 출국금지한 상태인 원 전 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예상되며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직 국정원장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옛 국가안전기획부 ‘미림팀’의 도청 사건을 수사할 당시 신건·임동원 전 원장이 지휘 책임에 따라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김만복 전 원장은 재직시 공무상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현재 국정원 관련 사건은 수서경찰서가 이날 송치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이른바 ‘지시 사항’ 관련 5건 등을 포함해 10여건이 계류돼 있다.원 전 원장이 고소·고발된 사건,국정원이 고소·고발을 한 사건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중앙지검 공공형사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등 의혹과 관련한 고소·고발사건을 수사 중이다.
일련의 의혹은 지난 3월18일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인트라넷에 게시된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문건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재임시 18대 대선 과정에서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선동에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하고 4대강 사업,세종시,FTA 등 이명박 정부 주력사업을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
19대 의원 일부를 ‘종북인물’,민주노총·전교조 등을 ‘종북좌파’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총,전교조,4대강 범대위 등은 원 전 원장이 선거와 국책사업 여론을 조작했다며 국정원법 위반,업무상 횡령,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다.
참여연대,민변,민주주의법학연구회도 여론이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형성되도록 원 전 원장이 대북심리전단에 지시했다며 국정원법,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여직원 댓글’이 원 전 원장의 지시라며 국정원법 위반으로 고소했으며 민주당은 ‘원세훈게이트 특위’ 차원에서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 및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지검 공공형사부는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 고발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국정원은 댓글 사건과 관련,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론조작 의혹을 노출했다며 전 직원 A씨와 현 직원 B씨를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B씨를 파면했다.또 국정원 여직원 김씨는 자신의 인터넷 ID를 기자에게 제공한 ‘오늘의 유머’ 사이트 관리자와 이를 이용해 기록을 열람한 기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수원진보연대 고문 이모씨가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불법 미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민간인 미행’ 사건도 중앙지검에 와있으며 유사한 사건을 수원 중부서가 수원지검으로 지난달 송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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