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탤런트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와 고소인 A(22·여)씨가 동시에 13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박씨보다 먼저 국과수 건물에 도착했다. 베이지색 목도리로 얼굴을 가리고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쓴 A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오전 9시 20분쯤 검은색 코트 차림의 박씨가 도착, 기자들을 피해 국과수 본관 옆 건물로 들어갔다.
이날 조사는 사전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진행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취재진에 “박씨와 A씨의 의견이 서로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면서 조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거짓말탐지기는 전문검사관이 제출 받은 사건내용을 토대로 검사 대상자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소요시간은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4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거짓말탐지기를 통해서도 쉽게 진실이 가려지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일주일 후쯤 나오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는 법적인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정황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같이 있었던 박씨의 동료 배우 김모(24)씨는 오후에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5일 술에 취한 A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박씨와 김씨는 A씨와 A씨의 선배, 박씨의 전 소속사 대표 황모씨가 합의금을 뜯어내려고 함께 모의해 사건을 꾸몄다며 지난 4일 이들을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전 소속사 대표 황씨는 박씨를 무고로 맞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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