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중수부장 공개감찰에 자괴감 표출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28일 최재경(50·연수원 17기) 대검 중앙수사부장(검사장)에 대한 공개감찰에 착수했다고 발표하자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현 사태에 대한 자괴감과 함께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특수부 검사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중수부장 감찰 소식에 문자 메시지 교환이 감찰 대상인지 선뜻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상당수 검사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잘 몰라 일단 입장 표명을 유보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을 한 사례는 기억에 없다”며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더 크게 만들기 위해 더 큰 시련을 준다는 말이 있는데 검찰이 좋아지려다 보니 이런 시련을 겪는 것 같다”며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지방의 한 검사도 “어떻게 된 일인가”라며 “황당하다. 법무부에서 감찰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검에서 한다는 게 상당히 이례적이다”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상황 파악이 안 돼 뭐라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지방의 한 지청장은 “너무 혼란스럽고 사태가 심각한 것 같다”며 “검찰이 국가조직으로서 하나의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중심을 잘 잡아 수습해야 한다”고 침통해 했다.
일선 검사들은 대검의 감찰 착수 발표에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하거나 서로 전화 통화를 하며 진상 파악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취재진의 전화에 “현재 회의 중”이라며 전화를 끊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이번 감찰 착수의 진의와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수부 검사들을 중심으로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중수부장이 수사 경험도 많고 기자들을 접할 기회도 많으니까 언론 대응에 대한 조언을 물은 것 아니겠느냐”라며 감찰 착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특수부 검사는 특수수사의 본산인 ‘중수부 폐지’ 문제를 염두에 둔 듯 “총장이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납득이 안 간다”고 성토했다.
특수부를 두루 거친 수도권의 한 간부 검사는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라며 자괴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검찰의 내부 동요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간부는 “문제가 있는 검사장이라면 모르겠는데 내부의 신망을 받는 검사장이 감찰 대상이라는 점에서 일선 검사들이 충격과 함께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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