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못살겠다” 시민들 몸조심 ‘백태’

“무서워 못살겠다” 시민들 몸조심 ‘백태’

입력 2012-08-24 00:00
수정 2012-08-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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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서 늦은 회식 자제…대중교통서도 주변 경계

최근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이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을 자제하고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귀가하려는 분위기다. 대중교통에서도 주변 사람을 의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성범죄를 우려한 여성들이 애꿎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오인해 피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밤길 무섭다” 회식은 일찍 끝 = 직장인들 사이에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식을 줄이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여성이 많은 직장일수록 더 그렇다.

보험설계사 류모(35)씨는 24일 “팀장이 오늘 회식은 여직원들을 생각해서 평소보다 더 일찍 끝내자고 했다”며 “서울시내에서까지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 한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다음 주 회식이 잡혔는데 예전처럼 술을 많이 마시려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여직원들은 특히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내 한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소영(35ㆍ여)씨는 “상담사가 대부분 여성인데 요즘은 일과 후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다”며 “업무 등으로 불가피하게 귀가가 늦어지면 안전한 모범택시를 타려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광화문의 직장에 다니는 조유민(43ㆍ여)씨는 “최근 잇단 강력범죄로 불안하다 보니 아무래도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된다”며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는 아이들을 마중 나가는 일도 늘고 호신용품 구입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탈 때도 ‘주변 경계’ = 언제, 어디서 누가 별안간 흉기를 꺼내 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중교통이나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는 시민도 많다.

다소 거슬리거나 불쾌한 상황이 있더라도 행여 나쁜 일을 당할까 두려워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철로 출퇴근하는 신현주(29ㆍ여)씨는 “전철을 탈 때 행색이 초라하거나 큰 가방을 멨고, 눈빛이 이상한 사람을 보면 자꾸 의심하고 경계하게 된다”며 “본인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요즘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음에 안 드는 승객이 있어도 따지지 않고 그냥 참는다”며 “누가 흉기를 갖고 있을지 모르니 괜히 시비될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무원 김모(33ㆍ여)씨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 문앞에 서면 왠지 뒷사람이 이유 없이 나를 흉기로 찌를 것 같아 오싹하다”며 “안쪽에 있다고 해서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러는 편이 마음 편하다”고 했다.

◇”남자인 게 무슨 죄라고…” =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우려가 커지면서 애먼 남성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촌극도 곳곳에서 벌어진다.

직장인 송원석(35)씨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여성을 마주치면 상대방이 흠칫 놀라면서 내 용모를 샅샅이 뜯어보고 피해가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며 “내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몹시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23일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했다는 이용주(39)씨는 “식사 도중 건물 밖 화장실에 갔다가 입구를 못 찾아 복도를 서성이니 맞은편에 있던 여성이 흠칫 놀라 재빨리 반대편 방향으로 뛰어가더라”며 씁쓸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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