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남녀노소·외국인·장애우… 모두가 하나되어 달렸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남녀노소·외국인·장애우… 모두가 하나되어 달렸다

입력 2011-05-16 00:00
수정 2011-05-16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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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구름처럼 몰렸다. 어른, 아이, 외국인, 공무원, 가족,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2011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하프코스(21.0975㎞), 10㎞, 5㎞ 등 3부문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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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와 함께… 봄날의 질주
봉달이와 함께… 봄날의 질주 ‘제10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1만여명의 시민들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국민 마라토너’인 이봉주(오른쪽)씨를 비롯해 이귀남 법무부 장관, 노연홍 식약청장, 이수원 특허청장, 윤영선 관세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이 함께 뛰어 국민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대회 시작 30분 전. 참가자들은 사회자인 개그맨 배동성씨의 구호에 맞춰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출발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서로의 무릎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주며 무사 완주를 기원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5㎞ 코스에 도전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이승환(41) 수사관은 10살짜리 아들 재원이와 9살 난 딸 정원이의 손을 잡고 출발선에 섰다. 그는 “첫째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제1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하프코스를 뛴 경험이 있다.”면서 “이제 10살이 된 아들과 10회를 맞는 하프마라톤대회에 또 참가하게 돼 기쁘다. 내년엔 아들과 함께 10㎞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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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제10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한강변을 따라 내달리고 있다. 외국인도, 노인도, 어린이들도 오월의 햇살 아래 밝게 웃었다. 한 참가자는 땀에 젖은 얼굴을 시원한 물에 적셨고, 한 시각장애인 선수는 페이스도우미와의 연결끈을 꼭 붙잡고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1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제10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한강변을 따라 내달리고 있다. 외국인도, 노인도, 어린이들도 오월의 햇살 아래 밝게 웃었다. 한 참가자는 땀에 젖은 얼굴을 시원한 물에 적셨고, 한 시각장애인 선수는 페이스도우미와의 연결끈을 꼭 붙잡고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탕!’ 하고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자 1만 500명의 참가자들은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 출발선을 제대로 찾지 못해 출발이 늦은 1공수특전여단 소속의 심윤호(20) 하사는 “친한 군대 선후배들과 함께 출전했는데 남들보다 늦게 출발해 큰일”이라면서 “등수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프마라톤대회에는 나들이 겸 운동 삼아 나온 가족들부터 수년간 마라톤동호회활동을 통해 프로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대회에 모두 168명이 참가해 최다인원 참가 단체가 된 대영마라톤클럽은 매주 금요일마다 송도 신도시에서 10㎞씩 뛰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대영마라톤클럽이 속한 업체의 김창훈(51) 사장은 “모두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기로 했다.”면서 “기록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사고 없이 완주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연장자인 윤지원(72)씨는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마라톤 선수급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윤씨는 “일년에 6~7번씩 하프코스를 달리고 2차례는 풀코스를 뛴다.”면서 “일주일에 5일 30분 이상 뛰면서 마라톤 준비를 한 것이 지금도 잔병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150여명의 직원들이 참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이날 대회에 앞서 공원 한쪽에 ‘식중독 예방을 위한 식약청 홍보관’ 부스를 차려놓고 시민들에게 식중독 예방법을 홍보했다. 직접 대회에 참가해 5㎞코스를 완주한 노연홍 식약청장은 “20일까지 식품 안전주간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국민들에게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VMK 장애인마라톤’에서는 22명의 시각장애인들과 이들의 완주를 돕기 위한 ‘해피레그’ 소속 도우미 30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어둠을 뚫고 빛을 찾아 달린다’고 적힌 현수막을 함께 들고 뛰었다. VMK의 이용술(39) 회장은 “장애인으로서 이동권에 한계가 있지만 체육을 통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려 한다.”면서 “마라톤으로 세상과 화합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글 윤샘이나·김진아·김소라기자 sam@seoul.co.kr

사진 안주영·정연호·손형준기자 tpgod@seoul.co.kr
2011-05-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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