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대선 여론조사
문재인은 31% 그대로 1위안희정 3%P 떨어져 14%
정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급격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지지율은 횡보했다.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 대결구도가 5·9 대선의 주요 양상이 될지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조사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도는 전주 그대로 31%(1위)였다. 안 전 대표 지지도는 9% 포인트 상승해 19%(2위),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도는 3% 포인트 떨어진 14%(3위)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경기 하남시 신장 전통재래시장을 찾아 상인이 건네주는 김치를 먹고 있다.
하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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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의 약진은 안 지사의 표를 흡수한 여파로 보인다.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장인 이현우 교수는 “(중도 진영으로) 지지를 확장할 수 있었던 안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고전하자, 대선 본선행이 유력한 안 전 대표 쪽으로 안 지사 지지도가 이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당 후보 확정, 후보 간 연대 논의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지속될 수도 있고,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 구도 재편 기대감이 퍼지며 안 전 대표 측과 국민의당은 고무됐다. 2012년 대선의 ‘안철수 현상’, 지난해 총선 때의 ‘녹색 돌풍’이 다시 불고 있다는 자평도 나왔다. 이날 경기 하남 신장시장을 찾은 안 전 대표는 “광주에서 시작해 부산·대구 경선을 거치면서 (안철수의 시간이 오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백분토론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모셔 미·중·일과의 소통·협상 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느 나라와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우선 미국과 외교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해 미국 중심의 외교정책을 펼칠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의 견제구 강도도, 국민의당이 응수하는 기세도 강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의도적으로 국민의당 띄우기가 좀 지나치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언론이 아니라 민심이 띄우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지원 “언론 아닌 민심이 띄우는 것”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문 전 대표 체급이 국가대표라면 안 전 대표는 유소년축구”라고 발언하자, 안 전 대표 캠프 전현숙 대변인은 “아들 채용비리 의혹으로 반문 정서가 확산되는데, 민주당이 지레짐작하며 남의 당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4-01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