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 의인’ 어머니 문재인 찬조연설 “아들이 바란 세상 만들 사람”

‘초인종 의인’ 어머니 문재인 찬조연설 “아들이 바란 세상 만들 사람”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4-30 15:52
수정 2017-04-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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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의 어머니
‘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의 어머니 유튜브 ‘Harper Kim’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웃들을 구하고 숨진 의인 고(故) 안치범(당시 28)씨의 어머니 정혜경씨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아들이 바라던 세상을 만들어 줄 사람”이라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정씨는 30일 SBS에서 방송된 문 후보 찬조 연설을 통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나라를 굳건하게 하고 잘 살게 하는 큰일도 해야 하지만,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리고 보듬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문 후보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자기의 권위가 아닌 국민의 권위를 세우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해 9월 9일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초인종을 눌러 이웃을 대피시키고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 10여일 만인 지난해 9월 20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다. 정부는 안씨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정씨는 안씨가 생전에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문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치범이가 사놓고 신지 못한 새 운동화를 보고 ‘살아있다면 어디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남편과 의논한 끝에 문 후보에게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안전한 대한민국’ 포럼에서 치범씨의 아버지인 안광명씨로부터 고인의 운동화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정씨는 “꼭 당선되어 우리 아들처럼 국민을 위해 발로 뛰는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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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화재 의인 고 안치범씨
서교동 화재 의인 고 안치범씨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서교동 화재 의인’ 고 안치범씨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씨는 남편과 함께 문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도 다른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국가와 정치권은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국민이 안전하고, 상식과 정의가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아들처럼 뛰어 달라”고 말했다고 연설에서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문 후보가 대전 국립현충원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했을 때 의사자로 지정된 치범씨의 가묘를 찾은 일도 언급하면서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구나. 그러니 국민의 아픈 마음도 헤아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또 “치범이가 저세상으로 가고 나서야 이렇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지도자가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게 됐다”면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주실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정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고, 연설 중에 간혹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연설 막바지에 치범씨에게 쓴 편지를 낭독한 정씨는 “아직도 엄마는 네가 그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네 방에 불을 켜놓고 있다”면서 “5월 9일 투표하고 좋은 소식 갖고 네게 찾아갈게”라고 말했다.



(출처 : 유튜브 ‘Harper Kim’)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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