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야구에 각별한 관심…캠프도 “검토해볼 만”
1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광주 지역 유세에서 유독 시선을 끈 장면 중 하나는 문 후보가 사라진 프로야구 구단 ‘해태 타이거즈’의 빨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었다.해태를 9차례나 우승시킨 김응룡 전 감독과 광주의 야구팬으로부터 ‘레전드’ 대접을 받는 김성한 전 감독이 유니폼을 건네는 장면은 지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문 후보의 모습이 사진 보도 등으로 알려지자 일부 야구팬과 네티즌은 부산 유세 때 문 후보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문 후보가 지역 변호사로 오래 활동한 부산을 野都(야도)라고 부르는 데에는 정치적 이유뿐만 아니라 그만큼 야구(野球)가 사랑받는 도시라는 뜻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는 것은 광주에서 해태 유니폼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곳 민심에 어느 정도 반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캠프 측은 문 후보가 다음 주로 예정된 부산 지역 유세에서 부산 시민이 원한다면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캠프 관계자는 “다양한 유세 방식이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오고 있는데 부산에 가면 사직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있었다”면서 “유니폼을 입는 문제도 검토해볼 만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광주에서 해태 유니폼을 입고 부산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면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를 더 잘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한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인 문 후보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야구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것도 이러한 관측을 나오게 한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경희대 법대 재학시절 학년 대항 야구경기에서 주장을 맡아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는 이야기는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익히 알려진 얘기다.
부산 지역 문재인 캠프는 이달 4일 트위터에 롯데에서 뛴 고(故) 최동원 선수와 문 후보의 인연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올렸다.
이에 따르면 1988년 최 선수가 프로야구선수협의회 결성을 추진할 때 문 후보가 자문변호사로 그의 활동을 도왔다고 한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문 후보는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독립야구구단 고양원더스를 방문해 타석에 들어서서 배트를 휘두르기도 했다.
그해 가을 무소속이었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을 때 한 기자가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시구를 하겠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랑 함께 갈 거냐고 물어봐야죠”라며 “저야 좋죠”라고 대답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