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협치’ 불가피… 사드·경제민주화 등 입장차 조율해야

여소야대 ‘협치’ 불가피… 사드·경제민주화 등 입장차 조율해야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7-05-10 01:10
수정 2017-05-1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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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여소야대 정국 속 집권 여당이 됐다. 민주당 의석은 국회 총 300개 의석 중 40%인 120석이다. 다른 당과의 연정, 연대, 통합 등이 불가피해졌다.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법안 상정·처리 등 주요 의사 일정은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며,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이라는 우회로가 있지만 상임위원회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법안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도 민주당 단독으로는 확보가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법안 처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 개편 방향 중 대선 때 거론됐던 ‘합가(合家)론’은 당분간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이 구 새누리당인 자유한국당에서 분가했고, 국민의당이 민주당에서 분가했으니 민주당과 한국당 중심으로 다시 합치자는 주장이 합가론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났으니 ‘진보·보수 결집’을 위한 합가의 시급성이 덜해졌다. 임기가 3년 더 남은 국회의원 입장에선 당장 정치개편을 서두르기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초반 지지율 추세 등을 관망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정국이 이렇게 흐른다면 결국 문 당선인의 선택지는 대통령이 솔선수범하는 ‘협치’(協治) 체제가 유일하다. 당선 소식을 들은 문 당선인이 “개혁과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이유다.

한국당의 일부,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을 문 당선인이 협치 상대로 포용하려면 대선 캠페인 기간의 앙금을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문 당선인의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은 정부가 일자리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란 측면에서 경쟁 후보들의 우려를 샀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확정 및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같은 안보 이슈, 재벌개혁과 같은 경제민주화 방법론에서도 각 당의 입장 차 조율이 필요하다.

당면한 외교 현안이 얽히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지난 다섯 달의 대통령 공백기 동안 주요 2개국(G2)과의 관계는 방치됐다. 대미 관계에선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대중 관계에선 사드 경제 보복 중단 방안 모색이 현안으로 걸려 있다. 지난달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공조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한국 왕따’(코리아패싱) 징후에도 조치가 시급하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후 한 달쯤 지나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하고, 취임 두 달여 뒤 미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정상회담 일정 조율은커녕 외교 행사의 일환인 취임식 개최 여부를 놓고도 숙고 중인 상황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5-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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