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소중한 한 표’…“일본에 맞설 대통령 뽑겠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소중한 한 표’…“일본에 맞설 대통령 뽑겠다”

장은석 기자
입력 2017-05-09 10:05
수정 2017-05-09 10: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9일 오전 6시부터 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오전 9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 광주 퇴촌면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이미지 확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소중한 한 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소중한 한 표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나눔의집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17.5.9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0), 김군자(91), 하점연(95) 할머니는 구순 고령에도 “일본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꼭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나눔의 집 측은 전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이번에 당선된 대통령은 일본으로부터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포함된 합의문을 반드시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승부처인 경기 곳곳에서는 이날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투표행렬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 조원1동 제5투표소가 마련된 보훈복지타운 관리동에는 오전 8시 현재 노령의 유권자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소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이곳은 수원보훈지청과 보훈교육연구원, 보훈재활체육센터, 수원보훈요양원, 보훈원, 보훈복지타운 등 대단위 보훈시설이 밀집돼 있어 국가 유공자와 가족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상당수가 노령이거나 몸이 불편한 유권자들인데도 한 손에는 우산을, 또 다른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힘겹게 투표소를 찾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박병민(90)씨는 “꼭 투표하겠다고 마음 먹고 왔다”라며 “다음 대통령은 좋은 정책을 많이 펼쳤으면 한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전했다.

김장원(64)씨는 “국정농단 사태로 시작된 조기 대선이라서 투표를 하고도 씁쓸한 마음뿐”이라며 “다음 정부에서는 제발 서로 헐뜯거나 싸우지 말고,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하순덕(84·여)씨도 “나라를 맡길 사람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니 꼭 한 표를 행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새 대통령은 사건 사고로부터 안전한 나라, 그리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 제10투표소인 광교초등학교에는 오전 7시 30분까지 120여명이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투표소 주변은 주거지가 밀집해 이른 아침부터 자녀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투표소에 온 한 시민은 “투표의 소중함, 한 표 한 표가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자 아이들을 깨워 같이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투표소 관리인은 “새벽부터 보슬비가 내려서 걱정했지만 6시 투표 시작부터 한 시간도 안 돼 50여명이 투표하는 등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