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선물’ 예고한 北… 도발 동향 없어
中 거스르고 무력도발 감행하기엔 부담일각 “연초까지 美반응 예의주시할 것”
北 “F35A 전력화는 엄중한 도발” 비난
위성발사체 가장 ICBM 발사 가능성도
트럼프, X마스이브 전 세계 미군들과 화상 통화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유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성탄절을 기념해 미군 장병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그는 화상 통화 직후 취재진이 북한의 소위 ‘성탄 선물’에 대해 질문하자 미사일 시험 발사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로 “아름다운 꽃병 같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팜비치 AFP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판문점 회담’을 제의한 이후부터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고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도 공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외 정세를 주시하면서 연말 이후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새로운 길’의 수위를 조율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단 선언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 등 ‘새로운 길’을 발표한 이후 상황에 따라 무력 도발의 수위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뒷배’인 중국이 북미 대화 모멘텀을 이어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2017년 이전의 극한 대치 국면으로 돌아가는 무력 도발을 당장 감행하기엔 좀 더 명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더라도 연초까지는 미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신년사 발표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을 가능성에 대한 경계는 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 전력화 행사에 대해 “평화의 간판 밑에 동족을 해치기 위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군사 도발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인공위성 개발 현황을 보도해 위성발사체를 가장한 ICBM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 “우리는 매우 성공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어쩌면 미사일 시험과는 반대로 아름다운 꽃병을 보내주는 곳이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중러 등 북한의 우방국들도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강화에 동참해야 하는 구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유엔 안보리는 자동으로 추가 제재에 들어갈 것이고, 미국은 군사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12-26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