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 “北 인도적 지원 계속… 핵과 무관”

주미 中대사 “北 인도적 지원 계속… 핵과 무관”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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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원유 공급 중단에 부정적

추이톈카이 주미 대사
추이톈카이 주미 대사
중국의 대북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 중국과 미국 당국자에 의해 각각 제기돼 주목된다.

중국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대사는 “중국이 북핵에는 반대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식량, 원유 등)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이 대사는 최근 미 월간지 디플로머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에 식량과 에너지 공급 중단을 통한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19일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북의 잇단 도발로 중국이 제재를 강화하는 등 북을 멀리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북한은 중국의 인접국가로 중국은 북을 멀리할 수 없다”며 양국은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사이임을 상기시켰다.

특히 “우리는 우리의 장기 목표(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부합하는 대북 제재만 할 것”이라며 ‘강한 제재’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중국의 제재로 한반도 사태가 악화된다면 중국이 스스로 한반도 목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우리의 말을 들을 수도, 듣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외신들이 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선을 그었다.

앞서 게리 새모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최근 중국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끊는 등 일부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대북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런 일이 곧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힌 뒤 다만 중국 수뇌부의 김정은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점진적이고 조용한 정책의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중국은행이 북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끊은 것과 관련,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3-05-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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