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컨벤션 효과 주목..‘박정희-노무현 프레임’새누리 “安 구태정치 벽에 막혀” 민주 “정권교체 위해 큰 결단”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전격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26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정국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안 후보는 이날 오후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며 대선 후보직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안 후보의 사퇴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 간의 팽팽한 3각구도는 일시에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전통적인 여야 양자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특히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방빅의 승부를 벌이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대권고지를 향한 두 후보의 피 말리는 대혈전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비록 대선 무대에서 물러났지만 그의 향후 행보에 따라 흔들리는 일부 중도표의 향배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역할론을 주목하고 있다.
대선 프레임은 중도 이미지의 안 후보가 중도하차하면서 역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짜여지게 됐다.
아울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박-문 두 후보의 출생과 경력으로 인해 대선판은 불가피하게 ‘박정희 대 노무현’의 구도로 흐를 공산이 크다.
정치 전문가들은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새누리당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으려는 민주당 간의 진검승부가 이제 본격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했다. 우리 모두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면서 “안 후보와 그를 지지한 모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 정치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실험이 결국 프로집단인 민주당의 노회한 벽에 막혀 무산된 것”이라면서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국가미래 비전을 내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야권 단일화의 ‘컨벤션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단일화의 효과 및 파장의 크기에 따라 대선판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일화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야권 단일화에 대한 피로감 있었는데 그것이 확 없어졌다”면서 “안 후보의 전격 사퇴는 큰 변화 정도가 아니고 핵폭탄급으로 컨벤션 효과가 아주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율 명지대 교수는 “감동이 너무 늦었고 밀리는 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면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야권 지지층은 부동표로 되고 40%의 중도보수는 박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 후보 지지자의 60∼70%는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가고 10% 전후는 박 후보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면서 “나머지 20%는 아예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대권다툼은 오는 25∼26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후보 모두 첫날인 25일 후보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측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부터 정책공약 대결과 함께 본격적인 프레임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에 대해 ‘실패한 노무현 정권의 후계자’, 민주당은 박 후보에 대해 ‘유신의 당사자이자 후예’로 각각 규정해 놓은 상태다.
양당은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의 고삐도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유신 문제를 필두로 한 과거사ㆍ역사인식 논란과 함께 당초 원안보다 후퇴한 경제민주화 공약 논란, 문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의혹 논란과 법무법인 부산의 부산저축은행 과다수임 논란 등이 검증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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