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프러포즈는… 안철수 피부비결은… 정치인의 라방, 친근하거나 과도하거나

황교안 프러포즈는… 안철수 피부비결은… 정치인의 라방, 친근하거나 과도하거나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0-03-19 01:02
수정 2020-03-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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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표줍쇼] 유튜브 라이브 방송 통해 소탈함 어필…기존 지지층 위주라 표 확장성은 글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황교안오피셜’에서 첫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황교안 TV 캡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황교안오피셜’에서 첫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황교안 TV 캡처
“밥은먹고다니냐님, 이름이 재미있네요. ‘종로 맛집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라고 질문 주셨네요.”

라디오 방송 DJ의 사연 소개도, 1인 방송 전문 BJ의 멘트도 아니다. 황교안(왼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17일 밤 첫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시청자 댓글을 읽고 답하며 한 말이다.

정치인들의 유튜브를 통한 선거운동이 단순 홍보영상을 올리는 것을 넘어 활발한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이어지면서 지지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진 상황을 극복하는 한편 ‘TMI’(과한 정보라는 뜻의 신조어)를 대방출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못 보여 준 친근함을 드러내는 기회로 삼는다.

황 대표는 30분가량 진행한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치인 황교안’보다 ‘인간 황교안’의 숨겨진 모습을 보여 줬다. 최근 현안에 대해 당대표로서의 책임을 말하고, 서울 종로 예비후보로서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일상을 더 궁금해했다. 황 대표는 ‘프러포즈 어떻게 했나’는 시청자 질문에 “멋진 이벤트는 못 했다. ‘이제 결혼 준비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유세차 찾은 통인시장 먹거리로는 떡볶이와 강정을 추천하고, 학창 시절 만든 자작곡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시청자들의 댓글 질문을 읽기 위해 얼굴을 모니터 가까이 대고 있다. 안철수 유튜브 방송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시청자들의 댓글 질문을 읽기 위해 얼굴을 모니터 가까이 대고 있다. 안철수 유튜브 방송 캡처
최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보름간의 의료봉사를 마치고 서울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현장에서 봉사하며 느낀 점, 코로나19 사태 해법 등을 소개하는 게 주목적이었지만 안 대표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피부 비결 알려 주세요’라는 질문을 쑥스러운 듯 읽은 뒤 “아침저녁으로 세수 열심히 합니다”라며 웃었다. 방송을 마치면서는 “앞으로 매주 화·목요일 이렇게 생방송으로 격리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을 하는지 말씀드리겠다”고 예고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이낙연TV 방송화면 캡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이낙연TV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유튜브 채널을 처음 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라이브 방송으로 꾸준히 지지자들과 소통한다. 이 위원장은 신분당선 종로 연장 등 공약 등을 설명한 지난주 방송에서 카투사 군복무 시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첫 휴가 때 집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밥은 뭘 주더냐’ 하셨다. ‘소고기도 먹고 닭도 한 마리씩 준다’ 했더니 ‘미국은 참 부자인가 보다. 1년에 한 번 먹기도 힘든 닭을…’이라 하셨다”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그간 언론 보도와 인터뷰 등에서 주로 딱딱하고 심각한 모습만 부각되던 정치인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반전 매력’을 드러내면서 이런 소통 방식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청자 대부분이 기존 지지층이라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20-03-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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