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헤르손” 우크라 영부인 尹과 나란히…분단의 한반도서 평화 메시지

“서울과 헤르손” 우크라 영부인 尹과 나란히…분단의 한반도서 평화 메시지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5-17 12:18
수정 2023-05-1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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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특사’ 젤렌스카 여사 방한
조선일보 주최 ALC 개회식 연설
“헤르손서 과거 서울과 같은 참상”
“살인자 막을 방공시스템 필요”
尹 “러 불법 침략, 성공사례 기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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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5.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특사 자격으로 방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잇따라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의 연대와 군사 지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17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개회식 축사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거리는 7000㎞지만 이러한 거리가 우리의 상호 이해를 방해할 수는 없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먼저 우크라이나 동남부 헤르손에서 과거 한국의 서울과 같은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르손은 러시아 침공 초기부터 최고 격전지로 꼽혔다. 주민들은 러시아의 점령과 우크라이나의 탈환을 모두 겪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주민투표로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자포리자주와 함께 헤르손주의 귀속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작년 11월 헤르손시를 러시아군으로부터 극적 탈환했으나, 헤르손주 외곽 일부는 여전히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헤르손 주민들은 러시아의 점령과 고문, 탄압과 이어 (우크라이나의) 해방을 겪었다”면서 “지금도 헤르손은 러시아의 포격을 1주일에 평균 360번 받는다 하루 50번꼴이다. 상상해 보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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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입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3.5.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어 전 세계의 군사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범죄자가 당신을 죽이러 침입했을 때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가장 먼저 살인자를 막아야 하며, 방공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것(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만의 슬픔, 우크라이나만의 일이 아니”라며 “공존을 위한 국제 교류를 위반하는 것이고,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 사회) 모두를 불안하게 만드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휴전론에 대해서는 “추상적인 휴전이 아닌 승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카 여사는 또 한국에 대해 ‘우리에게 언제나 기술, 발전의 선두주자’라며 재건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에 감사를 표하며, “한국은 세계 평화에 도움을 주는 리더십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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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카 여사와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젤렌스카 여사와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2023.5.16 대통령실 제공
尹 “우크라 불법 침략 성공 전례 안돼”
“힘에 의한 변경·강압외교·핵협박에 단호 대응”
윤 대통령도 이날 개회식 축사에서 “자유,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 침략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성공한 전례를 결코 남겨서는 안 된다는 우리 모두의 지지를 다 보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젤렌스카 여사와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부총리를 호명한 윤 대통령은 “어제 집무실에서 이분들을 만나 불법적 침략에 의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받는 고통과 인권유린 상황을 자세히 접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와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는커녕,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강압외교, 핵과 같은 WMD(대량살상무기)에 의한 협박을 일삼는 안타까운 세력도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은 우크라이나와 국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국제사회 협력 시스템을 강화해줌으로써 세계시민 전체에게 그 혜택과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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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3.5.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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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3.5.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배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 비판 경고에도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되 이러한 불법적 도발에 대해 저는 단호하게 대응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제사회가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우리 대한민국 입장을 지지해 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맙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력에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연설 후 연단에서 내려온 윤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있는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마히티르 빈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과 인사했다. 윤 대통령의 ALC 참석은 작년 7월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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