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해리스 미 대사 발언에 경고 “대단히 부적절, 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靑, 해리스 미 대사 발언에 경고 “대단히 부적절, 남북협력 우리가 결정”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0-01-17 17:07
수정 2020-01-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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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해리 해리스(왼쪽) 주한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2018.7.25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해리 해리스(왼쪽) 주한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2018.7.25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청와대는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북한 개별관광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 언급에 대해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해리스 대사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남북협력 관련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는 항시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협의하고 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조속한 북미대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권국 대통령의 언급을 주재국 대사가 평가하며 개입한데 대한 대한 강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해리스 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남북협력 여부는 당사자인 한국 정부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측 의사와 무관하게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 17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날 해리스 대사는 외신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밝힌데 대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강조하며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은 주권국 대통령 발언에 대한 주재국 대사의 개입으로 비춰지면서 강한 논란을 불러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대화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협력을 증진시키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물론 국제 제재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서 여러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접경지역 협력,개별 관광 같은 것은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와 신년회견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5대 남북협력 방안으로 ‘접경지역 협력,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교류,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제시했다.

이날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저희가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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