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부인에도 주한미군 감군 논란 ‘여전’…북미회담 의제될까

韓美 부인에도 주한미군 감군 논란 ‘여전’…북미회담 의제될까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5-04 14:41
수정 2018-05-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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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에 안전보장 차원 감군?…방위비 분담 증액 압박카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주한미군 조정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감군 논란이 촉발됐다.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30일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 싣자 청와대가 적극 해명한 데 이어, 다른 각도로 미국발 주한미군 감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는 4일 NYT 보도가 나오자마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입장을 냈다. 미 국방부의 크리스토퍼 로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연합뉴스의 질의에 “국방부의 한국에서의 임무는 여전히 그대로이며 우리의 병력태세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 당국 모두 손사래를 치고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군은 미 조야에서 지속해서 제기해온 사안인 데다 NYT라는 미 유력 언론의 공신력에 비춰볼 때 뭔가 있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양측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 안전보장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군 카드가 충분히 쓰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미군 주둔의 비용 대비 효과에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을 앞두고 압박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군 보도가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동격서’ 식의 언론플레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유럽은 물론 한일 양국에도 미군 주둔비용을 전액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고, 취임 후에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라는 주장을 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부터 시작한 ‘2019년 이후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방위비분담의 취지를 벗어나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라고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감군 문제가 회담 의제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군 여부 등을 질문받고 “지금 당장은 절차를 따라 협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제나 추정은 하지 말아보자”면서도, 동맹국 및 북한과의 대화 일부가 될 것이라며 “외교관들이 이제 그 문제를 관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한미군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감군 문제가 북미 협상의 맥락에서 논의된다면 우리나라에서 논쟁과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4일 “만약 북한이 ‘주한미군 감축 시 핵을 다 내놓겠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마다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주한미군 철수·감축 문제에서 남북미 3자의 이해관계가 과거보다 근접한 상태로 볼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감축 검토 언급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면 한반도 위협이 감소하는 만큼 미국으로서도 규모 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기에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체제안전 보장 방안으로 검토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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