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 급변…대세 바로보고 대북정책 숙고해야 할 때” 주장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침묵하고 있는 북한 매체들이 최근 일본을 향해 ‘대세’를 보고 현재의 대북정책을 재고하라는 요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대세를 모르면 닭 쫓던 개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지금까지 미국 상전이 내든 최대의 압박 정책 수행에서 그 누구보다 앞장서 날뛰어 온 것이 바로 일본 반동들”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이어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이 자기 자신을 위해 대세를 바로 보고 대조선(대북) 정책을 놓고 숙고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이미 일본 반동들이 분별을 잃고 계속 못되게 놀아대다가는 영원히 평양행 차표를 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데 대하여 경고하였다”고 밝혔다.
이 논평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선언 상황을 언급하며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일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뒤 나온 것이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일본은 부질없는 야망을 버리고 전략적 구도가 완전히 뒤바뀐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대세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신문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등의 대북압박 외교를 비난하며 “아베패당은 새로운 전략국가로 급부상한 우리 공화국의 실체를 똑바로 보고 분별 있게 처신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일본이 미국의 ‘속국’이라며 미일관계와 일본의 군사 대국화 등 대외정책 자체에 대한 비난도 계속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8일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속국의 운명’이라는 제목의 정세해설을 통해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지배전략 실현의 돌격대’ 역할을 해 왔다며 “일본은 역시 갈 데 없는 미국의 삽살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비호 두둔 밑에 일본은 군사 대국화에 박차를 가하며 전쟁 국가를 조작하려고 날뛰는 한편 재침의 통로를 계속 열어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절대 실현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평양행 차표’ 등을 거론하며 일본에 정책변화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일본 정부가 최근 정세 변화 흐름 속에서 북일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좀 더 큰 틀의 일본의 대북정책 변화를 미리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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