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에 기름 붓는 결과 될 것…정치검찰 믿지 않아”
16일 서울중앙지검 앞 더불어 민주당 농성장을 찾은 문재인 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1.1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문 전 대표는 이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서울중앙지검 앞 농성장을 찾은 자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이 박 대통령이란 사실을 국민은 다 알고 있는데 사실을 철저히 못 밝히면 검찰 존재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연기 요청 등에 대해 “정말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 스스로 약속했던바 아니냐”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이 진상규명의 첫걸음이다. 그 약속조차 뒤집는다면 어느 국민이 박 대통령이 진실을 털어놓을 의지가 있다고 믿겠느냐. 촛불민심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솔직히 검찰을 믿지 않는다”며 “우리가 시급하게 청산해야 할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는 정치 검찰로, 이번 기회에 검찰 스스로 그 행태를 벗어던지지 못하면 검찰을 손봐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임계점을 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검찰의 상징인 우 전 수석의 조속한 구속 없이 검찰의 수사 의지를 믿기 어렵다”며 “이번 수사에 대해 검찰이 민정수석실에 보고하거나 간섭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거나 최순실에게 돈을 준 재벌 대기업들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성실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했던 2차 사과 때의 약속을 저버리고 계속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태세인데, 그렇게 하면 더더욱 특검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검으로 판검사만 하는 건 너무 범위를 좁히는 것이고, 현직 변호사로 한정하는 것도 특검 취지에 안 맞다”며 “전직 대법관이나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많은 훌륭한 법조인들이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비상시국 수습을 위한 정치지도자회의를 제안한 데 대해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비상기구를 구성하기 위해서도 야 3당이 함께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