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미심쩍은 행보’…스텔스기 F-22 무서워 숨었나

北 김정은 ‘미심쩍은 행보’…스텔스기 F-22 무서워 숨었나

입력 2016-02-18 11:32
수정 2016-02-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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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달리 리설주와 둘이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시간도 공개안해전문가 “경호문제 대두 가능성”…‘잠행’ 길어질 수도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F-22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해 미국의 전략무기가 잇따라 한반도에 출동하는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보에 ‘미심쩍은 대목’이 엿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17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인 지난 16일 부인 리설주와 단 둘이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중앙통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제1위원장의 광명성절 행보는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2월 16일에는 0시를 기해 고위 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김 제1위원장의 참배 소식을 전하면서 구체적인 시간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북한 언론이 공개한 김 제1위원장의 올해 참배 사진도 의문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사진 속의 리설주는 붉은색 한복을 입고 있는데 이는 지난 13일 미사일 발사 관계자들을 위해 마련한 연회 때와 같은 차림이기 때문이다.

리설주는 2013년 김 위원장 생일 때는 올해와는 달리 검은색 옷을 입었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것이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과 달리 지난 16일이 아니라 그보다 사흘 앞선 13일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또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22 랩터가 한반도 상공에 긴급 출동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김 제1위원장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신의 집무실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F-22의 한반도 전개를 두려워한 그가 참배 시간을 바꿨거나 일정을 앞당겨 참배했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서 출발한 미국 F-22 전투기 4대는 지난 17일 낮 오산공군기지 상공에서 저공비행을 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8일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상공에 출동하면서 북한에서 경호 문제가 대두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은 예년과 같은 동선을 보일 경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측대로라면 김 제1위원장은 공개석상의 노출을 최대한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 달 초부터 4월 말까지 진행되는 키 리졸브 연합훈련과 독수리훈련 기간에 B-2 스텔스 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 등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F-22가 한국에 오면 극도로 경계하면서 공개활동을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 북한군이 2명의 미군 장교를 살해했던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당시 미군의 B-52 폭격기가 핵무기를 싣고 전속력으로 북상하자 위협을 느끼고 직접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이런 관측과는 달리 김 제1위원장이 예년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우선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올해 김정은이 김정일 생일날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집권 5년차를 맞아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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