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총선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새누리당 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개헌론에 대해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것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의논한 적도 없는 개인 생각을 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상황이 (개헌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냐”고 반문한 뒤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고 일축했다.박 대통령은 ‘국회 심판론’과 관련해 “20대 국회는 최소한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면서 “20대 국회는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국민에게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힘을 실어 줬다. 국회선진화법 개정 논란에 대해서도 “(19대 국회가) 국회선진화법을 소화할 능력이 안 되는 결과”라면서 “이런 법을 당리당략에 악용하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법도 소용없다”고 비판했다.
여당 내 총선 공천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진실한 사람’(진박) 논란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서 “그 외에는 다른 뜻이 없으며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국회가 제대로 국민을 위해 작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 향후 야당들과의 관계 설정 문제에는 “항상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일들이 반복돼 왔다”면서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국민의 심판을 회피하기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진실한 마음으로 하는 것인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여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 관계라고 비판하고, 여당이 정부를 비판하면 쓴소리니 수평적 관계라고 하는데 이러한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당·청은 2개의 수레바퀴로, 나라가 발전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6-0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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