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권협정 입장변화 없다”…‘법적 해결’ 日입장 정면 반박국장급 협의 진행상황서 ‘장외 설전’도…본회담 앞두고 전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수장 간 담판을 하루 앞둔 2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겨냥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한일외교장관회담을 앞둔 윤병세 외교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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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대해 “저희 입장은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측의 주장을 정조준한 발언으로 보인다.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행위로서 청구권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1항에 기속되지 않으며, 이는 곧 일본의 법적 책임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타결 조건으로 한일 청구권협정이 유효하다는 점을 문서로 확약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윤 장관의 ‘돌발적이면서도 계산된’ 발언에는 이 같은 일본 언론의 보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법적책임 인정 문제는 위안부 협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고리다.
이 문제가 풀려야 아베 총리의 사죄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원 등 나머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윤 장관은 28일 오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일본 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이날 국장급 협의에 임한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에게도 “정부의 분명하고 확고한 입장을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일 외교장관회담 사전 조율을 위한 이날 국장급 협의에서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비롯한 핵심 쟁점에 대한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간 신경전이 격화되면서 내일 회담 전망을 낙관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 양국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손발을 맞춰나가기보다는 연일 장외 설전을 벌이면서 전운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확인되지 않은 협상 관련 내용이 일본 언론을 통해 ‘융단폭격식’으로 쏟아져 나온데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26일에는 일본 측이 철거를 요구하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까지 나오자 발끈하고 나섰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실명으로 “터무니없는 보도”라면서 일본 측의 저의와 회담에 임하는 진정성을 문제 삼았다.
이상덕 동북아국장도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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