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법안 ‘맞바꾸기’ 합의 후폭풍…野 내부 반발

쟁점 법안 ‘맞바꾸기’ 합의 후폭풍…野 내부 반발

입력 2015-12-02 13:21
수정 2015-12-02 13: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추미애 “기업활력제고법, 경제민주화에 180도 역진” 관광진흥법·국제의료법·테러방지법 관련 상임위 반발 이종걸 “최선 다했지만 미흡한 결과”…원내지도부 곤혹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여야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쟁점 법안에 대해 소속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특히 협상을 주도한 원내지도부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별 조건 없이 비준 동의한 것에 대해 “일방적으로 끌려갔다”는 지적이 나온데 이어 법안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지자 곤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합의처리하기로 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대해 “경제민주화에 정면도전하는 것이고 180도 경제민주화에 역진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추 최고위원은 “이렇게 되면 재벌의 경영권 승계를 너무 쉽게 열어주고 기업지배력 강화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면서 “시장주의 원리에도 맞지 않은 황당무계한 법으로 이것을 졸속으로 정기국회 내에 합의처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관광진흥법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우리당 의원들이 강력 반대하는 법이다.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은 자칫 잘못하면 의료민영화의 개문발차가 될 수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최고위원회의를 찾아가 ‘여당 추진하는 국제의료법과 야당이 요구하는 모자보건법·전공의법의 맞바꾸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회 당대표회의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자보건법은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들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법인데 정부가 3~4번 거부했다”며 “그것도 못 해주겠다면 굳이 국제의료법을 통과시킬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고 일어났더니 이게 뭔 날벼락인가! 밤사이 원내대표가 테러방지법을 처리하겠다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법안소위에서 논의도 끝나지 않았고, 이 법 이후 국정원을 어떻게 감시할 수 있을지 대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날림으로 법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 각 상임위 법안이 법사위에 회부될 때 5일간의 ‘숙려기간’을 두도록 규정한 국회법 59조를 언급하면서 “심야 합의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누리과정 예산 협상에 대한 내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최고위 사전회의에서는 누리예산에 대한 새누리당의 무성의한 태도를 성토가 이어진 가운데 문재인 대표와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런 분위기를 인식한 듯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최선을 다해서 협상에 임했지만 미흡한 결과를 얻었다. 원내대표로서 잘못이 있다는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문에 적시된 ‘합의’는 합의안을 도출한 후에 처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합의안이 만들어진다면 처리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또 원내대표단은 상임위별로 합의내용을 설명하고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