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당에 협상결렬 책임…안에선 농어촌 달래기

野, 여당에 협상결렬 책임…안에선 농어촌 달래기

입력 2015-11-13 13:39
수정 2015-11-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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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정당이 욕심만”…”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 “직을 걸겠다는 각오로” 자성론도…호남 불만 잠재우기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선거구 획정 문제를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협상 결렬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렸다.

또 농어촌 지역구의 대표성 확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는 등 농어촌 의원들이 몰려있는 호남 민심에 특히 신경쓰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협상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전혀 여당 답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어촌 지역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7석을 줄이는 방안까지 성의있게 검토했지만 새누리당은 아무런 양보와 결단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확대간부회의에서 “배부른 정당, 더 큰 정당이 끊임없이 스스로 욕심만 불리려고 하는 정치”라며 새누리당의 협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협상이 결렬된 것은 청와대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또다시 개입하기 때문”이라면서도 “4+4 회담이든 당대표간 회담이든 직을 걸겠다는 각오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양당에 촉구했다.

농어촌 지역구의 불만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농어촌 선거구에 대한 확실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농어촌을 홀대한 선거구 획정 논의는 재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농어촌, 특히 호남의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하려고 각별히 노력했다.

호남이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호남 농어촌에 비주류 의원들이 많아 이 문제가 새로운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곤두박질하는 당 지지율을 위해 호남 민심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실제 협상에서 비례는 한 석도 못 줄인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농어촌 지역구를 위해 비례를 7석까지 줄이는 변형된 ‘이병석’안을 제안했다.

이 안에는 전날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에게 꼭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 광주 동구도 포함됐다.

농어촌을 위해 비례를 대폭 축소하면 진보시민사회는 물론 내년 총선에서 중요한 협력 대상인 정의당으로부터 역풍이 예상되지만, 그 부담을 감수한 것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전날 협상이 결렬된 직후 황주홍·유성엽 등 농어촌 의원들을 만나 협상내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금지시 했던 비례 축소까지 받아줬지만, 여당은 오로지 과반의석을 먹어야 한다는 놀부의식 때문에 협상을 결렬시켰다”며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이 문제는 여당에서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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