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대체율→문형표→시행령, 잇단 野요구에 ‘부글부글’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4월 국회에 이어 5월 국회에서마저 난관에 봉착하자 새누리당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5월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릴 예정인 28일까지도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금 개혁안 처리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애초 시한으로 못박았던 지난 6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된 데 이어 이번에도 처리에 실패할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의 동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정치권은 한묶음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당 지도부는 이날 연금 개혁이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6일 한차례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데, 오늘 또 이것에 실패하게 되면 아마 우리 정치권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우리 19대 국회, 이쯤에서 국민의 이름으로 해산돼야 한다”고까지 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협상 태도를 ‘구태의연한 발목 잡기’라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개혁의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감내하면서 ‘대타협’을 이뤄냈는데도 새정치연합은 다른 요구를 줄줄이 꺼내 들면서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 개혁과 맞물린 공적연금 사회적기구 구성과 관련, 새누리당은 정부와 청와대의 강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구성안에 명기하되 ‘50%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증한다’는 내용을 담기로 하고 야당과 잠정합의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해임건의 요구를 얹었고, 협상 끝에 유감 표명으로 매듭지으며 쟁점은 해소되는 듯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다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 요구를 들고 나왔다. 정부가 시행령을 고치도록 새누리당이 약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전날 심야까지 마라톤 회동을 하며 절충을 시도했지만 최종타결에 이르지 못하자 새누리당은 “해도 너무한다”며 폭발했다.
국민연금이나 문 장관 거취는 연금 개혁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더라도, 세월호법 시행령 수정은 난데없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세월호법 시행령과 공무원연금법이 과연 무슨 관계가 있다고 이러는지 정말 참 기가 막힌 그런 심정”이라고 말했다.
19대 국회 최다선(7선)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오랜 정치 경험을 통해서도 겪지 못했던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야당이 대여(對與) 협상을 하는 방식을 보면 북한의 대남(對南) 협상 방식보다 더 비신사적인 것 같다”고 성토했다.
새정치연합의 요구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1과장에 공무원을 앉혀선 안 된다거나, 이미 5개월이 지난 특조위 활동 기한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협상 진행 상황을 소개하면서 “참 이걸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그런데…”라고 할 만큼 한마디로 ‘깨알 같은’ 조건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권한인 시행령 수정을 국회가 강제하는 건 ‘월권’인 데다, 서기관급 보직처럼 세부적인 문제까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난색을 보였다.
당내에선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전선을 무한 확장하는 원인이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에 있다고 보고 국회법을 다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선진화법 개선 태스크포스’를 원내에 구성, 선진화법 개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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