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 측근 출마한 관악乙에 가더니…

안철수, 문재인 측근 출마한 관악乙에 가더니…

입력 2015-04-02 15:30
수정 2015-04-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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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자’ 문재인, 4·29 재보선 앞두고 전방위 ‘SOS’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선을 앞두고 당내 각 계파의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전방위 지원 요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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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관악구 신원시장을 찾아 한 상인과 정태호 후보가 끌어안는 모습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30일 오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관악구 신원시장을 찾아 한 상인과 정태호 후보가 끌어안는 모습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문 대표는 당과 자신이 처한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 및 재보선 출마로 야권에 후보 난립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출신 조직들이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다. 스스로 2·8 전당대회 국면에서 언급했던 ‘세 번의 죽을 고비’ 가운데 ‘두 번째 죽을 고비’가 지금이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재보선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할 경우 당의 재건은커녕 자신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2일 저녁 만찬을 겸해 당 대표급 유력 인사들이 참석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계파 수장들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원탁회의 가동은 문 대표가 취임 직후 초계파 화합 의지를 강조하며 공약한 것이지만 실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초청 대상(김한길, 문희상, 박지원, 박영선, 안철수, 이해찬, 정세균, 한명숙 의원)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일부 인사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래전 잡아둔 지방 강연 일정이 있어 문 대표 측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지금 뭐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상황을 좀 보자”고 말해 당분간 지원에 나서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심한 감기 몸살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오른쪽에서 두 번째) 상임고문이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같은 당 박지원(왼쪽)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 고문의 부인 박현숙씨.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오른쪽에서 두 번째) 상임고문이 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같은 당 박지원(왼쪽)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 고문의 부인 박현숙씨.
‘정동영·천정배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DJ’(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 그룹과 호남 비노 인사들의 미온적인 움직임도 문 대표의 입술을 바짝바짝 타게 하고 있다.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은 오는 7일 광주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지원을 할 예정이었으나 동교동계 인사들의 집단 반대로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선거 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한다는 ‘호남 홀대론’과 전당대회 후유증, 친노세력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 등이 뒤섞여 있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적극적으로 문 대표 지원에 나서 다른 비노 진영 수장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계파 논리에 갇히지 않는 ‘큰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2017년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도 문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는 구도보다는 협력할 땐 협력하며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하는 ‘선의의 경쟁’ 구도가 낫다고 판단한 듯 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신림역사거리를 방문,관악을 보선에 출마한 정태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관악을 판세가 혼돈에 빠진 가운데 비노계 지도자급 인사로는 가장 먼저 문 대표를 위한 ‘구원투수’를 자처한 셈이다. 특히 정 후보는 문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오른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 주최로 열린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투자’  좌담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오른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 의원 주최로 열린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투자’ 좌담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안 대표 측근 그룹에선 재보선 지원 여부를 두고 찬반이 팽팽히 엇갈렸다고 한다. 반대파는 재보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을 나눠지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본 후 움직이는 게 낫다는 의견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이제껏 재보선 공천 등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비주류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 선의로 나섰다가 들러리가 될 뿐이라는 우려도 반대 사유로 제기됐다고 한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적극 지원’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대의를 따르는 게 정치 도의에 맞다고 결론내렸다. 안 전 대표 측은 “야당의 이번 선거가 워낙 어려운 만큼 전직 대표로서 낮은 자세로 선거를 돕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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