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50∼60%대 고공지지율 올들어 20%대까지 추락 바닥찍고 30% 회복…靑 후임 비서실장 지지율 변수
취임 2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에 형성되고 있다.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9∼13일 전국의 성인남녀 2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지난 16일 발표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4.2%로 나타났다.
이 보다 조금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성인남녀 1천1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30%였다.
취임 1주년이던 지난해 2월25일을 전후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 51.6%를 상회하는 50%대 중후반으로 형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급전직하한 수치다.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지지도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추이를 보면 초반에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문창극 등 총리 후보 연쇄 낙마, ‘비선실세 의혹’ 문건 파동,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 악재가 터질 때마다 뚝 떨어졌다.
물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과 여당의 7·30 재보선 압승, 교황 방한, 정상외교 행보 등으로 반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취임 1주년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기 전까지 상승세였다.
리얼미터 주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마지막 주 59.6%로 출발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올라 세월호 참사가 중간에 겹친 4월 셋째주(14∼18일) 조사에서는 64.7%까지 치솟았다. 한국갤럽의 주간조사에서도 2월 넷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7%였고, 4월 셋째주에는 59%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무능과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 달만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리얼미터의 5월 셋째주 조사에서는 51.1%로 한달 전에 비해 무려 13.6%포인트가 빠졌고,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11%포인트나 내려간 48%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안대희, 문창극 등 두명의 총리 후보의 연쇄 낙마와 자질논란은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불러왔다. 6월 넷째주 조사결과를 보면 리얼미터는 43.4%로 나타났고, 한국갤럽은 42%로 나타났다.
이후 40% 중반부터 50%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를 깨뜨린 것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담긴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사건이었다.
지난해 11월28일 세계일보 보도로 사건이 촉발된 이후 12월 셋째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39.9%, 한국갤럽 37%로 나타났다.
새해 들어 집권 3년차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지율은 소폭 올랐지만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체 요구가 거셌던 측근 3인방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표명한데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지면서 2월 첫째주 조사에서 지지율은 급기야 최저(리얼미터 31.8%, 한국갤럽 29%)를 찍었다.
특히 영남 지역 응답자나 50대 유권자 등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인사와 소통 문제”라며 “앞으로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 인사를 국민 요구에 부응하느냐 여부가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단 29% 바닥을 찍고 상승해 30%대에 재진입했으며, 앞으로 단기간 그래프의 진로는 후임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