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병사 2명 동반자살…2004년 이후 820명이 자살

28사단 병사 2명 동반자살…2004년 이후 820명이 자살

입력 2014-08-12 00:00
수정 2014-08-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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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8사단 소속 보호관심병사 2명이 휴가 중 동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의 관심병사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28사단 예하부대의 같은 생활관(동기 내무반)에서 복무했던 A(23) 상병과 B(21) 상병은 휴가를 나왔다가 11일 밤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21층 베란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급 관심병사인 B 상병의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긴 말씀 안 드립니다.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휴대전화 등 물품은 집으로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A 상병도 B급 관심병사였다.

A 상병과 B 상병은 입대 후 군 복무에 어려움을 겪어 각각 8회, 7회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상병은 지난 5월 2일 인성검사 때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으며, B 상병은 작년 인성검사 때 자살 충동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두 상병은 지난 2월 복무 부적응 병사를 대상으로 사단급 부대가 운영하는 ‘비전캠프’에 입소한 바 있고, B 상병은 지난 7월 군단급 부대에서 운영하는 ‘그린캠프’에도 입소한 바 있다.

특히 B 상병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과 함께 조기 전역 조치를 취하려고 했으나 부모의 반대로 부대에 남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확인된 바로는 (B 상병의) 모친께서 현역 부적합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를 해서 계속 복무하는 것으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있더라도 현역복무 부적합 병사에 대해서는 강제 전역 조치를 취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B 상병은 후임병에게 “8월 휴가 중 A 상병과 동반 자살하려고 한다”고 말해 후임병이 분대장에게 보고했으나 이런 사실이 간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부대 내에서 자살 가능성이 큰 병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달 27일에도 최전방 부대의 A급 관심병사 2명이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 전날까지 46명의 장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방부의 ‘군 사망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04년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자살 장병은 총 820명에 달한다.

연평균 자살자는 2004∼2008년 72.6명이었으나 2009∼2013년에는 82.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79명이었다.

관심병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군내 자살사망 사건이 최근 10년간 증가세를 보이는 셈이다.

군 당국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만든 인성검사 평가서를 이용해 식별한 관심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병사들은 징병검사와 신병교육대(전입 2∼3주 후), 이병 및 일병(반기 1회), 상병 및 병장(연 1회) 시절에 인성검사를 받게 되는 데 이때 관심병사 여부가 식별된다.

관심병사 중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병사를 대상으로는 비전캠프나 그린캠프와 같은 치유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에 따른 조기 전역 절차를 기존 2∼3개월에서 2∼3주로 줄이고 정신질환자의 현역 입대 제한을 검토하는 등의 관심병사 관리 및 자살사건 방지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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