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혁신 내세워 역할론 본격 모색…한계 극복 과제도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참패로 ‘새판짜기’에 들어간 가운데 구주류의 한 축인 당내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이 다시 전면에 나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평당원으로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왼쪽), 안철수(오른쪽) 공동대표가 31일 굳은 표정으로 각자 국회를 나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조기하차에 따른 김·안 신주류 퇴조로 야권의 지형재편이 불가피해지자 그 대척점에서 ‘암중모색’ 중이던 486이 재도약을 시도하는 흐름이다. ‘486 역할론’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은퇴로 촉발된 ‘세대교체론’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486 역시 선거 패배의 ‘공동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데다 그들 스스로 ‘계파정치’에 얽혀 한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기존의 행태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성찰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당내 486 인사들은 이번 재보선 참패 후 최대 위기에 처한 당의 재건 과정에서 혁신과 변화를 내세워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 역할 모색에 들어간 것으로 3일 알려졌다.
486 내에서 초·재선이 주축을 이룬 ‘더 좋은 미래’는 4일 정기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3선 그룹이 중심이 된 ‘혁신모임’도 이번 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친노(친노무현), 정세균계 등 여러 계파로 흩어진 486이 가치와 담론의 깃발을 내걸고 ‘헤쳐모여’ 식으로 다시 한 우산 아래 뭉쳐 당 체질개선을 위한 좌표 재정립을 주도하자는 움직임에 물밑 시동이 걸린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공고한 ‘486 블록’의 재구축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놓고 내년초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다시 장악, ‘새로운 리더십’을 내건 주도세력 교체에 나서기 위한 ‘몸풀기’로 바라보는 시선도 당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486 그룹 내에서 우상호 이인영 오영식 강기정 최재성 의원 등의 전대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486이 당의 주도세력으로 다시 발돋움하려면 근원적 자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전대협 세대를 대표하며 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486 인사들은 1990년대말∼2000년대 초·중반에 걸쳐 제도 정치권에 진입한 뒤 오랫동안 ‘당의 허리’로 자리매김했으나 2012년 대선 패배와 지난해 5·4 전당대회에서의 세력교체 등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신진세력으로서의 참신성은 이미 빛이 바랜데다 ‘운동권 패권주의’ 내지 특정계파의 대리인으로 상징되는 ‘하청정치’라는 꼬리표도 완전히 떼어내지 못했다는 시각도 당 안팎에 엄존한다.
계파청산 등을 내세워 여러 번 시도했던 정치적 ‘홀로서기’의 실험도 여전히 미완의 상태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동작을 차출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486 진영의 ‘균열’은 그 민낯을 그대로 노출한 부분으로 꼽힌다. 여기에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하긴 했지만 특정인 지지 또는 배제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것을 두고도 당내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대안 없는 강경 일변도의 투쟁 방식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강성파’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 합리성과 유연성을 더하며 이념·노선 측면에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숙제로 꼽힌다.
486 핵심인사는 “당의 현 위기상황에 486도 책임을 공유한다는 출발점에서 성찰적 자세로 향후 진로를 모색해 나갈 것”라며 “계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당내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비전 제시로 당 변화 흐름을 주도, 진정성을 인정받는 게 먼저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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