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인준표결시 與반란표 나오면 장담못해

문창극, 인준표결시 與반란표 나오면 장담못해

입력 2014-06-17 00:00
수정 2014-06-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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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일각선 청문회 절차밟되 표결前 사퇴론도 솔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서가 17일 오후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검증대에 서게 된다. 하지만 국회 관문을 넘기까지는 ‘산너머 산’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검증은 이미 끝났다”며 자진사퇴·지명철회를 요구해온 야당이 낙마를 벼르고 있어 청문회 단계에서부터 험로가 예상되는 등 본회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자 유력 당권주자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이날 문 후보자에 대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당 지도부 내에서도 미묘한 기류변화가 감지되는 등 여권 내에서조차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헌법 제86조1항에 따르면 장관과 달리 총리는 대통령 임명 전에 국회 동의를 얻도록 돼 있어 문 후보자가 국회 본회의 인준을 받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또다시 ‘대타’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 국정공백이 장기화됨은 물론이다.

인사청문회법 9조에 따르면 인사청문특위 등은 임명동의안이 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되 청문 기간은 3일 이내로 하도록 돼 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인사청문회가 끝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국회의장에 제출돼 본회의 인준 절차를 거치게 된다.

또한 인사청문회법 6조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제출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절차를 마치도록 돼 있어 관련법상으로는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7월1일, 전체 국회 심사 절차는 7월6일까지 완료돼야 한다.

1차 관문인 인사청문특위 단계부터 전망은 녹록지 않다. 문 후보자 지명 첫날부터 ‘저격수’를 자임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 가운데 혹독한 ‘사상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야당이 호락호락 청문보고서 채택에 응할 가능성은 만무해 보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7·30 재보선 국면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문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는 여론전에 집중할 공산이 커 보인다.

보고서 채택이 불발될 경우 인사청문회법상 국회의장이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지만 정의화 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직권상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터라 직권상정 가능성도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이 경우 문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은 청문특위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본회의에 가지도 못한 채 ‘미아’ 상태로 떠돌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 후보자가 여론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채 ‘낙마’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국회 인준 절차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인준안이 ‘최종관문’인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지더라도 여권 내부에서조차 부정적 기류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결 가능성을 장담하기만은 힘들어 보인다. 여권으로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인사 사안이라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치게 될 문 후보자 인준안은 국회법상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하게 된다.

현재 국회 재적은 총 286명으로, 새누리당이 149명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여기에 무소속인 정 의장을 포함하면 범여권 표는 150명이 된다.

나머지 야당(새정치민주연합 126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5명) 소속 의원들의 전원 출석을 전제로 할 때 144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인준안은 가결된다.

여권 입장에선 150명(정 의장 포함) 가운데 7명의 ‘반란표’만 나와도 인준안이 부결되는 ‘불상사’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오는 26일 대법원 선고가 예정된 새누리당 소속 의원 2명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사태가 생긴다면 국회 재적이 284명으로 줄어들면서 반란표가 5표만 나와도 인준안 처리는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지방선거 공천헌금 수수의혹을 받는 새누리당 유승우 의원 제명안에 대한 의원총회 의결절차도 남아있지만, 새누리당이 인준안 표결을 감안해 의총 소집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새누리당 초선 6명이 성명을 내고 문 후보자 자진사퇴를 요구한 가운데 이 중 1명이 성명 참여를 철회했고, 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글에서 “고집부릴 일이 아니다”라며 인준 강행 기류를 공개 반대한 바 있다.

때문에 여야의 팽팽한 표대결 속에 야당은 소속 의원 총동원에, 여당은 이탈표 방지를 위한 집안단속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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