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치 기상도
자연히 6·4 지방선거가 관심사다. 대선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대형 선거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다. 선거를 전후해 무소속 안철수(얼굴) 의원의 신당이 실질적으로 출현할 것인지 주목된다. 선거 결과는 집권 2년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안팎의 요인 때문에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을 내세워 여권에 대한 정치공세를 강화할 것 같다. 외부 공격을 강화함으로써 친노(친노무현)와 비노의 갈등을 가리기 위해서다. 외생변수인 안풍(안철수 바람)도 차단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 심판론을 호소할 태세다.
지방선거와 5월 30일의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전후해 여야 지도부 교체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을 전후해 전당대회가 열리며 당권·대권 경쟁의 시동이 걸릴 수 있다. 국회의장과 당 대표 선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지도력도 불안정하다.
신당 창당 과정은 정치권에 충격이 될 전망이다. 안철수의 정치실험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정당정치의 축으로 뿌리내릴지가 큰 관심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하는 정치권에서 새로운 정치세력, 대안 세력이 될 경우 기존 정치권은 지각변동을 겪어야 한다. 안철수 신당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러나 수치상일 뿐, 실제로 정치세력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7월 30일, 10월 29일 재·보선 승부에도 영향을 줄 변수다.
존망의 기로에 있는 진보정당들의 운명도 올해 갈린다. 통합진보당은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 위태위태하다. 정의당도 활로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 이재오, 민주당 우윤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올해 상반기 중에 권력분산형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개헌 논의 향배도 정계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2014-01-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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