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문재인, 정면돌파로 ‘대화록 파고’ 넘을까

위기의 문재인, 정면돌파로 ‘대화록 파고’ 넘을까

입력 2013-11-04 00:00
수정 2013-11-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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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결과, 文 입지·친노 앞날·야권내 구도에 영향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이관 사태와 관련, 검찰로부터 참고인 출석을 통보받으면서 정치생명이 걸린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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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기로 발표한 문재인 민주당의원이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추미애의원 주최 심포지움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기로 발표한 문재인 민주당의원이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추미애의원 주최 심포지움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화록 공개와 대화록 미이관 사태, 대선불복 논란 등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군 정국의 고비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문 의원으로선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달은 가운데 ‘참고인 출석통보’라는 최대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문 의원이 ‘대화록 파고’를 뛰어넘느냐 여하에 따라 ‘정치인 문재인’의 입지와, 부침을 거듭해 온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앞날이 좌우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당 등 야권내 역학구도도 출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의원은 지난 2일 검찰의 참고인 출석을 통보받고 변호인 및 주변인사들과 논의를 거쳐 “의연하고 당당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검찰의 칼끝이 자신을 향하는 가운데 정면돌파를 통해 현 수세국면을 털고 가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여권이 ‘사초 폐기’ 책임론을 연일 들고 나오는데다 당내에서도 문 의원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 회피할 수만은 없다는 현실인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의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검찰은 짜맞추기 수사의 들러리로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한 친노 핵심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문 의원은 대화록과 관련된 지휘계통에 없었으며,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더라도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결과의 향배에 따라 문 의원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경우 최근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 ‘비화’를 공개하는 등 입지 회복을 노려온 친노 진영도 상처를 입으며 ‘동반 추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야권의 지형재편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시기적으로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통한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화록 미이관과의 ‘무관성’이 입증된다면 문 의원은 어느 정도 명예회복을 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통령 기록물 이관 실무를 총괄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도의적 책임’ 부분은 남게 된다.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문 의원은 편파·표적 수사 의혹 등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반격’을 시도, 국면 돌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화록 미이관이라는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과 같은 일정 수준의 입장표명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당장 친노 진영은 이번 참고인 출석 통보를 놓고 강력 반발했다.

한 핵심 인사는 “문 의원의 연관성이 드러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감이 끝나자마자 출석 통보를 한 것은 대선후보를 지낸 문 의원을 흠집내려는 정치검찰의 편파수사”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인사는 “국면전환용 비열한 꼼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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