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문재인 조기 출석 요구…회의록 수사 ‘막바지’

檢, 문재인 조기 출석 요구…회의록 수사 ‘막바지’

입력 2013-11-04 00:00
수정 2013-11-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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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삭제 지시 여부·국가기록원 미이관 경위 조사

검찰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대화록) 삭제 의혹과 관련, 노무현 정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직접 조사키로 하고 출석을 통보함에 따라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4일 검찰과 민주당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문 의원에게 이번 주초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을 지난 2일 오전에 통보했다.

검찰은 이날 “4일을 포함해 최대한 일찍 나와달라는 뜻을 문 의원 측에 전했다”며 “현재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며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의원도 “당당히 응하겠다”며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석은 5∼6일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2인자’로 불리며 핵심 역할을 맡았던 문 의원에 대한 조사는 회의록 삭제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회의록의 삭제·보관 여부에 관해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그동안 검찰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에 회의록이 탑재됐다가 삭제된 것과 관련,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인사 수십명을 조사했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기록물과 업무상 관련이 있는 청와대 업무혁신비서관실과 기록관리비서관실 등에서 근무한 인사들은 지난달 7일부터 잇따라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아왔다.

회담 당시 배석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과 ‘봉하 이지원’의 구축을 맡았던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을 맡아 ‘대통령기록물 이관’ 준비를 주도한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 이창우 전 제1부속실 수석행정관, 이지원 개발을 주도한 민기영 전 업무혁신비서관 등은 이미 검찰에 다녀갔다.

국정원이 회의록을 생성·관리하는 데 관여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지난달 14일 검찰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회의록을 생성한 뒤 국정원에 보관하기까지의 과정에 관해 진술했다.

검찰은 문 의원을 상대로 회의록 삭제를 누가 왜 지시했는지,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했는지, 국가기록원으로 보내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봉하 수정본은 왜 정식 이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등 회의록 삭제 의혹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지원’과 노 전 대통령이 퇴임과 함께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 사저로 복사해 갔던 ‘봉하 이지원’에 대한 조사 결과 회의록 초본이 삭제됐다고 판단했으며 수정본을 봉하 이지원에서 복구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채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에서 삭제됐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문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순조롭게 끝날 경우 이번 수사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수사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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